안 쓰는 기프티콘 사고 팔자…'고물가 시대' 2030 생존법

뛰는 물가에 기프티콘 거래 활발
SNS서 '무지출 챌린지' 열풍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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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서울 마포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김서영씨(26)는 최근 지인에게 선물 받은 치킨 기프티콘을 앱을 통해 팔았다. 김씨는 "선물해준 마음은 고맙지만, 혼자 먹기에는 치킨 양이 너무 많아 남길 것 같았다"며 "그럴 바에야 차라리 기프티콘을 판매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하도 오르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한 푼이라도 덜 쓰고, 더 벌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고물가 시대를 맞아 알뜰소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몇 해 전만 해도 명품 등 고가품을 거침없이 구매하는 '플렉스(flex)' 문화가 유행이었으나,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소비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걸 넘어 자신만의 절약 비결을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는 모습이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돈을 모으려는 이른바 '짠테크' 바람이 거세다. 대표적인 짠테크 방법으로는 기프티콘 거래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중고거래 어플 등을 이용해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쿠폰을 손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판매자는 이를 통해 처치 곤란한 기프티콘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고, 구매자는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기프티콘을 구입할 수 있다.


짠테크 바람이 불면서 모바일쿠폰 거래 플랫폼들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기프티콘 거래 플랫폼 '니콘내콘'은 지난달 기준 누적거래액 1115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앱 다운로드 수 또한 88만건을 넘어섰다. 누적 회원 수는 63만명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김경미씨(27)는 "종종 집 주변에 매장이 없어 기프티콘을 받아도 사용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앱을 통해 팔기 시작했다"며 "사용하지 않는 기프티콘을 판매함으로써 부수입이 생겨나니 쏠쏠하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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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돈을 한 푼도 쓰지 않으려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무지출 챌린지란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하루를 버티는 등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을 뜻한다.


이들은 점심을 사 먹는 대신 아침 일찍 도시락을 챙기고, 식사 후 카페에 가지 않고 회사 탕비실에 구비된 믹스 커피를 마시는 식으로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하루의 지출과 수입을 빼곡히 기록한 가계부와 한 달에 며칠 동안 '무지출'에 성공했는지를 표시해둔 달력 사진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지출챌린지를 진행 중인 한 누리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무지출챌린지 하려고 오늘 직장 동료들과의 저녁 약속도 포기했다"며 "집에서 밥 먹으려는데 냉장고를 보니 막상 먹을 것이 없어 나 자신이 처량해 보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버틴다"고 말했다.


이외에 짠테크 방법으로는 냉장고 속에 묵혀뒀던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하는 이른바 '냉장고 파먹기', 앱을 활용해 푼돈을 모으는 '디지털 폐지줍기' 등이 꼽힌다.


한편 정부는 물가 상승률이 10월쯤부터는 둔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환율이 빠르게 상승하기는 했지만 늦어도 10월경에는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찍지 않을까, 그 이후로는 소폭이나마 서서히 안정화 기조로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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