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오르고 집값 내리자 ‘달라진 결혼’…MZ "무조건 전세, 예물은 안해"

MZ세대 7명 ‘결혼 준비 계획’ 인터뷰 진행
예물·예단·폐백 진행 안해
리퍼브 가전제품 구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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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최근 고물가·집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결혼 준비 비용을 아끼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늘고 있다.


21일 아시아경제가 MZ세대 7명에게 ‘결혼 준비 계획’을 물은 결과, 모두 매매 대신 전세를 선호하고 예단 등 허례적인 의식들은 생략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연씨(33)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불확실성이 크고 향후 3년간 집값이 하락한다는 분석이 많아 서울 관악구 부근으로 전세를 구하고 있다. 여의도 금융권에 종사하는 이정원씨(35)는 "집값이 더 내려갈 것 같아 불안하고, 금리도 올라 대출을 받는 것도 부담"이라며 서울 신도림역 근처 전세를 알아보고 있다. 박준호씨(36)도 "3기 신도시 청약을 노리고 전세를 선택했다"며 "결혼박람회 등에 참여해 저렴한 가격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16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15일 발표한 9월 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16% 하락했다. 하반기에 집값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세를 구하는 것이다. 8월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5.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서울 강동구에 전세를 구하기로 한 이정현씨(36)는 "금리가 이전에 비해 많이 올라 대출을 받아 집을 덜컥 사는 것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직장 내 결혼식장을 이용하거나 일부 과정을 생략한다고 했다. 강소영씨(34)의 경우는 결혼식 비용을 아끼기 위해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 예식장을 이용하기로 했다. 집값도 아끼기 위해 관사에서 당분간 지내기로 했다. 나윤정씨(27)는 양가 친척 예단은 생략하기로 했다.

결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리퍼브(refurb, 전시제품 또는 고장·흠으로 반품된 제품을 재손질해 정품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 가전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오씨 역시 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물·예단’을 생략하고 한복도 따로 맞추지 않기로 했다. 김지율씨(32)는 결혼식 때 폐백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양가 선물도 하나씩만 교환해 예단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들은 ‘우리가 결혼해서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전에 가부장적 결혼제도에서 이뤄졌던 양가 부모를 위한 선물 등은 생략하는 것"이라면서 "소비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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