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망원경, 화성의 석양·먼지구름까지 찍었다[과학을읽다]

미 NASA, 19일 유럽행성과학총회에서 첫 화성 이미지 공개
초고해상도로 전례없이 세밀한 관측 결과 포함돼
대기-지표 성분 연구에 혁신적 성과, 메탄 존재 여부 확인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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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화성의 석양과 먼지구름까지 들여다봤다." 갈수록 놀라운 천체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가 이번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화성을 초고화질로 촬영한 결과를 내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행성계 연구소는 19일(현지시간)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개최된 유럽행성과학총회(EPSC)에서 JWST가 화성으로부터 160만km 떨어진 곳에서 지난 5일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를 이용해 촬영한 이미지를 공개했다.

화성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고 매우 밝게 빛나고 있지만 역으로 이런 이유 때문에 JWST로 관측하기에는 어려웠다. JWST 자체가 매우 먼 거리의 어둡고 희미하게 보이는 천체들을 촬영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NASA 과학자들은 JWST의 광학장비의 노출을 최소화한 후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화성을 관측해 이미지화했다. NASA 과학자들은 화성의 날씨 패턴이나 먼지 폭풍, 계절의 변화 등 중ㆍ장기적 변화는 물론 하루하루 시간대별로 벌어지는 일몰, 낮, 밤 등의 현상까지 관찰할 수 있었다.


NASA가 이번에 공개한 사진은 단파장, 장파장 등 두 가지 종류의 근적외선 이미지다. 단파장 이미지는 태양 빛으로 밝아진 화성의 동반구 부분을 촬영한 것인데, 넓이 약 450km의 호이겐스 충돌구와 시르티스 대평원에 있는 검은색 화산암 등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또 웹 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는 장파장 적외선 이미지를 통해 일몰 이후 식어가는 현상도 포착했는데, 태양이 바로 위에 위치해 있는 곳이 가장 온도가 높고 밝게 빛난다는 것도 확인했다. 반면 현재 겨울이 한창인 화성 북반구와 햇빛에 노출이 적은 북극 지역의 경우 어둡게 나타났다.

아울러 화성의 대기 및 표면의 화학 성분도 알 수 있게 해준다. 예컨대 NASA 연구팀은 이번 사진에서 약 1930km 넓이의 헬라스 분지가 가장 뜨거운 시간대인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지역보다 어둡게 포착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과학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로, 해당 지역의 경우 지표에 반사된 빛이 대기를 지나오면서 이산화탄소에 흡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헬라스 분지는 낮은 고도에 위치해 있어 대기압이 더 높다"면서 "매우 흥미로운 일로 대기의 높은 압력이 특정 파장 범위의 열 방출을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광법을 통한 행성 관측 기술의 위력도 확인했다는 평가다. 분광법이란 빛이 행성의 지표에서 반사돼 대기를 통과하면서 그 성분에 따라 굴절돼 각각 파장이 달라지는 현상을 이용해 행성 및 대기의 화학 성분을 파악하는 기법이다. 이번 이미지를 통해 NASA 연구팀은 화성의 먼지와 얼음 구름, 대기의 성분, 지표 암석의 종류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NASA 연구팀은 앞으로 JWST의 추가 관측을 통해 물의 존재 및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및 기타 다른 화학 물질들의 존재 여부를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존 지상 천체망원경이나 로버 등에 의해 확인되지 않았던 메탄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을 끝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표면의 로버나 궤도선의 관측은 한계가 많았지만 이제 웹 망원경이 생겼으므로 (메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면서 "메탄의 존재 여부는 화성의 지질학적 생성 과정뿐만 아니라 고대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등에 중요한 힌트를 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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