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아이템 판매로 월 1500만원...제페토서 먹고사는 창작자 300만명

월 1500만원 이상 수익...글로벌 브랜드도 러브콜
창작자 육성도 사업화...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커진다

제페토 1세대 창작자인 '렌지'는 아바타용 의류와 액세서리를 제작하며 월 수익 1500만원 이상을 번다. GS25, 액티브웨어 브랜드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과 마케팅에 참여하기도 했다.


창작자 'ZED'는 게임사 3D캐릭터 모델러에서 제페토 창작자로 전업한 사례다. 2년간 1800개 아이템을 출시하고 300만벌 이상을 판매하면서 지난해 글로벌 매출 1위에 올랐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동물 파자마 1종으로만 200만~300만원 매출을 올리면서 전업 전보다 수익이 10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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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유리 기자] 네이버의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 플랫폼 '제페토' 창작자가 300만명에 육박했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가 입는 의상, 소품 등 아이템을 제작·판매하는 생태계가 커지면서 창작자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19일 네이버 손자회사 네이버제트 따르면 이달 기준 '제페토 스튜디오'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는 283만명으로 집계됐다. 제페토 스튜디오는 가상현실 내에서 아이템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플랫폼이다. 지난해 10월 150만명을 돌파한 후 3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페토 스튜디오는 지난 2020년 3월 문을 연 후 2년 반 만에 빠르게 성장했다. 네이버웹툰, 왓패드, 블로그, 바이브 등 네이버 생태계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을 내는 창작자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웹툰과 웹소설(600만명) 다음으로 많은 창작자를 품고 있다.


아바타 의상·소품 판매해 수익…글로벌 기업과 협업

제페토 창작자는 메타버스 공간인 월드와 맵을 만들거나 아바타 의상, 소품 등을 제작해 수익을 낸다. 이용자들이 제페토에서 통용되는 화폐 '젬'으로 아이템을 구매하면, 플랫폼 수수료(30%)를 제외하고 수익을 얻는다.


이들이 등록한 창작 아이템은 766만개를 넘어섰고 1억8400만개 이상이 판매됐다. 종류는 의상뿐 아니라 마스크, 날개, 렌즈, 네일아트 등으로 다양하다. 팬덤이 있는 창작자의 경우 신제품을 내지 않아도 판매가 계속 이뤄지면서 꾸준한 수익을 내기도 한다.

하나의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셜 활동에 적극적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인기를 얻은 결과다. 제페토 누적 이용자는 3억2000만명을 넘긴 가운데 90%가 1020 세대다. MZ세대를 공략하려는 기업들과 협업 마케팅에 나서는 것도 창작자들의 주된 수익원이다. 현재 제페토는 삼성, 현대자동차, 구찌, 나이키 등 100여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BTS, 블랙핑크 등 아티스트들도 제페토를 이용하고 있다.


유튜브 대신 메타버스로…해외로도 생태계 확대

수익을 내는 창작자가 늘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사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렌지는 메타버스 전문기업인 '렌지드'를 설립해 창작자들을 육성하고 있다. 네이버제트가 렌지드 지분 8%를 취득한 데 이어 네이버웹툰과 스노우가 공동 출자한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가 투자하기도 했다. ZDE도 50명의 창작자가 소속된 'ZGM매니지먼트'를 설립했다.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보다 쉽게 창출할 수 있도록 디자인 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이 늘면서 유튜브에서 메타버스로 눈을 돌리는 이들도 늘었다. 한 창작자는 "예전보다 튜토리얼 등 참고할 만한 영상이나 온라인 클래스도 많아지면서 접근성이 향상됐다"며 "아이템 하나당 2~3시간으로 제작 시간이 짧아지면서 부업으로 활동하면서 억대 수익을 버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현대원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장은 "메타버스는 창작자가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를 통합시키며 주도하는 하나의 경제 생태계"라며 "3D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술적 장벽이 낮아지고 일반인들도 학습해가면서 새 경제 생태계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작자 생태계는 동남아 등 해외로 넓어지고 있다. 네이버제트는 지난달 31일 태국 최대 통신사 '트루'와 제페토 생태계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제페토를 통해 태국 이용자에게 맞는 온·오프라인(O2O) 경험을 제공하고 태국 내 창작자들의 수익화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K팝 팬덤을 기반으로 제페토가 인기를 끌면서 태국 내 창작자는 50만명에 달한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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