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조업계, 인력 줄이고 로봇 늘린다...자동화 전환 가속화

中 산업 로봇 출하량 세계 1위
노동 인구 줄고 임금 상승

중국 산시성 시안에 있는 전기차 제조 공장.

중국 산시성 시안에 있는 전기차 제조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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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저출산으로 노동 인구 감소에 직면한 중국이 산업용 로봇 생산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더 이상 저렴한 노동력에만 의존하기 힘들어지면서 제조업의 자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한 국제로봇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 향한 산업용 로봇의 출하량은 24만3000대로 전년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출하량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그간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공장의 로봇 보급률이 한국과 일본 등 제조업 강국에 비해 뒤처져 있었다. WSJ는 "중국이 미국과 유럽 전역의 공장보다 두 배 더 많은 로봇을 설치했다"며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1위의 자리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산업용 로봇 생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저렴한 노동력에 의존하던 제조업이 임금이 상승하고 노동 인구가 줄면서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유엔(UN)은 "이르면 내년에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동의 주축이 되는 20세에서 64세 사이의 중국 인구는 이미 정점에 달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또 2030년 이후에는 고령화와 출산율 하락으로 중국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노동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중국의 생산성 증가세도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시간당 생산량은 주요 7개국(G7) 평균 4분의 1, 미국 생산량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9% 속도로 늘던 생산성은 2010년 이후부터 2020년까지 매년 7.4% 성장에 그쳤다.


WSJ는 "중국은 더 이상 노동력에만 의존한 성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제조업의 자동화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며 중산층 국가 대열에서 벗어나려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노동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한편 정밀 작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최첨단 산업 로봇들을 도입하고 있다. 중국 선전에 있는 로봇 팔 제조사 '도봇'은 애플의 무선 이어폰을 제조하는 중국 기업을 위해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반 근로자로 구성된 팀이 한 시간에 650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반면 로봇팔은 800개를 제작한다.


미국의 투자조사기관 번스타인 리서치는 현재 100만대에 달하는 중국 내 산업용 로봇이 2030년에는 42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번스타인의 중국 연구 책임자인 제이 황은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되면서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중국의 제조기업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자동화를 하지 않으면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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