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눌·최치원이 감탄한 지리산 경관 명승 된다

문화재청 '지리산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원' 명승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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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인문학 가치를 자랑하는 지리산 쌍계사와 불일폭포가 명승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경남 하동군의 '지리산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14일 전했다.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지리산을 대표하는 명소다. 문인묵객(文人墨客·시와 서화의 문사를 하는 사람)이 아름다운 경치를 예찬해 많은 사람이 찾아 시문, 여행기 등을 남겼다. 특히 불일폭포는 웅장하면서도 수려한 경관을 이룬다. 높이가 60m에 이르는 데다 높낮이가 큰 물의 흐름과 우렁찬 물소리, 주변의 기암괴석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폭포 아래 소(沼)에 살던 용이 승천하면서 청학봉과 백학봉을 만들고 그 사이로 물이 흘러 폭포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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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이라는 이름은 고려시대 승려인 보조국사 지눌(1158∼1210)과 관련이 있다. 고려 제21대 왕 희종이 지눌에게 '불일보조(佛日普照)'라는 시호를 내렸는데 지눌이 수도하며 머문 곳에 이 명칭이 붙여졌다. 불일 사상의 요람인 쌍계사는 통일신라 시대에 지어졌다고 추정된다. 본래 신라 성덕왕 23년(724)에 '옥천사'로 창건됐으나 정강왕 때 이름을 바꿨다. 임진왜란 때 소실됐으나 벽암대사가 1632년에 중건했다.


신라 말 대학자인 최치원은 쌍계사 가람(伽藍·사찰)을 '호리병 속의 별천지(壺中別有天)'라고 묘사했다. 사찰 입구에 있는 일주문부터 석가모니불을 모신 법당인 대웅전까지 확장한 모습이 호리병과 닮았다고 봤다. 고려시대 이인로는 저서 '파한집(破閑集)'에 이곳을 최치원의 신선 사상이 깃든 이상향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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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원이 경관은 물론 역사·학술적 가치도 크다고 평가했다. 쌍계사 일원에는 국보 '진감선사탑비'와 보물 '하동 쌍계사 대웅전' 등 문화재 스무 점 이상이 있다. 불일폭포로 가는 지리산 수림에는 스님들이 왕래하던 옛길과 지눌이 머물렀다는 불일암, 최치원이 썼다고 전해지는 완폭대 각석 등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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