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의 일의 격] 커리어 포트폴리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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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You Should Build a “Career Portfolio” (Not a “Career Path”) 이라는 작년 HBR 아티클을 읽게 되었다. 이를 통해 커리어 포트폴리오라는 흥미로운 용어를 알게 되었다.


커리어 패스란 대개 단일 경로이다. 마치 사다리를 오르듯 한단계씩 더 큰 책임과 승진으로 가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커리어 포트폴리오란 다양한 자신의 역량과 경험을 횡으로 개발하고 펼쳐놓아 어떤 커리어가 필요할 때 이들을 유연하게 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활용하여 변화하는 상황과 필요로 하는 직업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커리어 포트폴리오의 구축과 활용은 마치 스티브 잡스가 말한 connecting dots와 유사해 보인다. 서체디자인, 인도여행, 맥개발, 픽사 등 관련 없는 듯 보이는 그의 경력들이 연결되어 애플에서의 혁신을 가져왔다. 포트폴리오에는 꼭 직장경력만 포함될까? 그렇지는 않다. 다양한 자신의 공식, 비공식 활동과 취미 등이 다 포함된다. 예를 들어, 유튜버, 여행가, 댄서, 작가, 알바 경험 등도 포함될 수 있다.


과거는 대개 한 두 회사에서 퇴직까지 근무하거나 회사를 옮겨도 한 업종 안에서 왔다 갔다 할 뿐이었다. 이에 커리어 패스가 중요했다. 한 두 회사에서의 커리어 패스란 사실상 승진이라는 단일경로 외에는 대안이 없다. 이에 대부분의 교육과 역량개발은 승진의 단계마다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이 점점 길어져 100세 시대가 되어간다. 기업의 생존 주기는 점점 짧아진다. 젊은 세대들은 과거와 달리 한 회사에 평생 머물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제 몇번의 동종업계 이직뿐 아니라 전혀 새로운 커리어 도전도 하게 될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들도 야간이나 주말을 활용하여 자신의 또 다른 부캐를 이용하여 유튜브 등의 콘텐츠를 생성하고 투자활동도 한다.

기업 또한 빠르고 예측불가능한 환경변화,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기회와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인재관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이런 시대는 어떤 인재가 필요할까? 미래의 인재들은 과거와 달리 박스나 사일로에 갇혀 있거나 특정 비즈니스만을 잘하는 사람들 보다는 이를 넘어 사고를 확장할 수 있고 다양한 경험과 유연성을 갖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커리어 포트폴리오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직업에 머물지 않는다. 호기심을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해본다. 다양한 기술들을 습득한다. 또한 습득한 다양한 기술과 직무에 필요한 기술을 창의적으로 연결하는데 숙련되어 있다. 이에 새로운 기회를 위해 자신을 홍보하고 심지어 만들 수 있는 준비가 더 잘 되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직장인들이라면 빈 백지 하나를 꺼내서 자신의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원으로 표시해보기 바란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것이 무엇일까?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두 번째, 이들을 연결해보라. 이들을 연결함으로써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는 여기에 추가하고 싶은 포트폴리오가 무엇인지 더해보시라. 어댑터블하고 유연한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나가시라. 이것이 예측이 어려운 미래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다.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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