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권현지 기자]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새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의원총회를 열어 선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이 자리에서 여당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다"며 "당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신임 원내대표 선출 시기에 대해서는 "후임이 선출될 때까지는 원내대표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계획대로라면 오는 19일 원내대표를 선출할 의원총회 계획을 갖고 있다"며 "그때까지 공석을 만들 수 없어서 역할을 할 것이고, 정책위의장이나 수석은 후임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되었으나 이제서야 뜻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며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 역시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신만고 끝에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불리한 구도에 있다"며 "대선 과정은 물론 인수위 시절까지 거대 야당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고 거짓 선동을 했다"고 강조했다.
임기 중 당의 선명성을 강조한 점을 잘한 점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저는 원내대표로 취임한 이후, 민주당과 편향적 언론의 거짓선동에 맞섰고, 문재인 정부 시절 자행되었던 강제북송과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을 공론화했다. 민주노총의 불법행위에 대한 준엄한 법집행을 요구했고, 이들이 벌이고 있는 반미투쟁의 위험성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로 인해 보수 진영 내에서도 '혐오' '극우'라는 비난을 받았다며 "우리는 저들이 제멋대로 붙인 ‘극우’, ‘혐오’와 같은 낙인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보수진영 내부에서, 좌파적 아젠다를 빌려와 ‘개혁’으로 치장하는 위선과 그 위선을 내부투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어리석음을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내부총질' 논란을 불러온 이준석 전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용어 자체는 어떻게 보면 조롱하기도 하고 분열시키기도 하는 차원에서 이 전 대표가 만든 용어"라며 "그로 인해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고 정권교체에 앞장선 많은 분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 교체(에 앞장선) 당원 동지들이 칭찬의 대상이 되어야지 조롱의 대상이 되면 안 된다"며 "그런 표현은 삼가달라"고 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의 '내부총질' 문자 노출 사태가 비대위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위야 어떻든간에 저의 부주의로 내용이 노출된 것은 저의 잘못"이라면서도 "정치인도 사생활이 있는데 문자를 망원경으로 당겨서 취재하는 것, 그리고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옆에서 귓속말하는 것을 기사화하는 것은 정도를 넘어서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권 원내대표는 "제가 비록 원내대표를 사퇴하지만, 후임 지도부는 우리 당이 더욱 선명하고 더욱 단호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때부터 오늘까지 쉼없이 달려왔다며 당분간 좀 쉬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어떤 역할을 할지 묻는 질문에는 "한 명의 의원으로서 우리당의 개혁, 발전,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그는 원내대표 재임 중 잘했던 일과 못했던 일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당내 갈등과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고 지도부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편향적 언론 문제를 지적하고, 불법을 서슴지 않는 시민단체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은 사회 발전을 위해서 잘한 측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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