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개·폐막작에 '바람의 향기'·'한 남자'

아시아영화인상 주인공은 홍콩 배우 양조위
일흔한 나라 243편 상영…온 스크린 섹션 강화
3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야심 찬 플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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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의 '바람의 향기(이란)'로 내달 5일 문을 연다. 폐막작은 이시카와 게이 감독의 '한 남자(일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7일 오후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개·폐막작을 비롯해 올해 행사 영화 초청 편수, 행사계획 등을 발표했다. 공식 초청작은 일흔한 나라 243편이다. 지난해 일흔 나라 223편보다 스무 편 늘었다. 상영 부문별로는 월드 +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02편, 월드 프리미어 여든아홉 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열세 편이다.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111편을 포함하면 전체 상영작은 354편이다. 다음 달 5일부터 14일까지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소향씨어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롯데시네마 대영(커뮤니티비프), BNK 부산은행 아트시네마(커뮤니티비프) 등 일곱 극장 서른 스크린에서 소개된다.

영화 '바람의 향기' 스틸 컷

영화 '바람의 향기'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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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바람의 향기'는 전신 마비 아들을 간호하는 하반신 장애가 있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의 선의가 아직 남아 있는지 의심스러운 세태 속에서 사람에 대한 믿음을 확인시켜준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모하게흐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영화적 이력을 함께 해온 아시아의 차세대 거장"이라며 "작고 고요하지만 어마어마한 감동과 울림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게흐 감독은 2015년 부산국제영화에서 '아야즈의 통곡'으로 뉴 커런츠상을 받은 바 있다.


폐막작 '한 남자'는 2018년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알고 지낸 사람의 정체가 한순간 묘연해질 때 우리의 이성과 감정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보여준다.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싶은 욕망과 나를 나로 만드는 정체성과 관련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츠마부키 사토시를 비롯해 안도 사쿠라, 구보타 마사타카 등이 출연한다.


영화 '한 남자' 스틸 컷

영화 '한 남자'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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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커런츠 부문에는 이정홍 감독의 '괴인(대한민국)', 아미르 바쉬르 감독의 '그 겨울(인도·프랑스·카타르)', 자이샨카르 아리아르 감독의 '그 여자 쉬밤마(인도)', 나데르 사에이바르 감독의 '노 엔드(독일·이란·튀르키예)', 티파니 루스완 감독의 '다시 찾은 블루(태국)', 임오정 감독의 '지옥만세(대한민국)' 등 열 편이 후보작에 올라 경쟁을 벌인다. 독립영화와 신인감독을 발굴하는 섹션인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에서는 유지영 감독의 'Birth', 변성빈 감독의 '공작새', 이하람 감독의 '기행', 윤지혜 감독의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 조현철 감독의 '너와 나', 임승현 감독의 '물비늘' 등 열두 편이 영화인들의 평가를 받는다.

올해 영화제의 특징으로는 지난해 신설한 온 스크린 섹션 강화가 꼽힌다. 관심을 끄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드라마 시리즈 아홉 편을 선보인다. 이준익 감독의 '욘더'를 비롯해 노덕 감독의 '글리치', 전우성 감독의 '몸값', 정지우 감독의 '썸바디', 유수민 감독의 '약한영웅 클래스1', 이호재 감독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커넥트',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킹덤 엑소더스', 키모 스탐보엘 감독의 '피의 저주' 등이다.


드라마 '욘더' 스틸 컷

드라마 '욘더'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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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작으로는 알랭 기로디 감독의 '노바디즈 히어로(프랑스)'와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의 '스칼렛(프랑스·이탈리아·독일)'이 선정됐다. 전자는 테러가 난무하는 암울한 시대에도 웃을 수 있냐고 묻는 작품이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에서 파노라마 부문 개막작으로 소개됐다. 후자는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서정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마르첼로 감독은 배우들과 함께 직접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올해 아시아영화인상은 홍콩 배우 양조위에게 돌아간다. '비정성시(1989)', '중경삼림(1994)',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무간도(2002)' 등 유수 작품에 출연하며 홍콩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장본인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수상을 기념해 '양조위의 화양연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화양연화', '2046', '동성서취', '무간도', '암화', '해피 투게더' 등을 상영한다. 아울러 신선하고 독특한 다큐멘터리를 만날 수 있는 '21세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시선'을 선보이고, 한국전쟁 시기에 제작된 1952년작 '낙동강'을 디지털로 복원해 최초로 공개한다.


영화 '화양연화' 스틸 컷

영화 '화양연화'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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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사는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펼친다. 현행 방역 지침을 준수하되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좌석을 100% 운용한다. 이용관 이사장은 "오프라인 영화제로 진행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2030 부산엑스포 유치와 맞물리는 향후 10년을 세계적인 영화제로 재도약하기 위한 시기로 잡고 신중하고 야심 찬 플랜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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