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본격적인 한반도 상륙을 앞두고 유통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막바지 명절 선물 배송 작업이 한창인 탓에 태풍 피해로 인한 배송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e커머스 등 온오프라인 유통가도 저마다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명절 선물 배송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힌남노 북상에 따라 일부 도서 지역에서 선박 운항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지역에서 택배 접수를 조기 마감했다. 제주 추자도 전역과 경북 울릉군 전역, 전남 신안군 흑산면 부서도서지역, 신안군 비금면 수치리, 전남 신안군 도초면 우이도리 등이다. 내륙은 기존과 동일하게 오는 6일까지 접수할 수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다른 대형마트도 기상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중이다. 사전 예약한 제품의 경우 택배로 배송되지만 마트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은 매장을 통해 배송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은 태풍 진행 상황에 따라 대비책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백화점 역시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번 태풍과 관련한 사전 점검을 비롯해 태풍 상황에 대응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안전관리팀 소속 직원들은 태풍 진행 상황을 수시로 공유하고 패널이나 입간판 고정 상태 등을 확인하는 중이다. 현대백화점도 바람에 날아가기 쉬운 현수막을 철거하고 외부에 있는 파라솔이나 화분 등 주요 시설물을 내부로 옮기거나 고정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시설 점검과 함께 침수 피해에 대비한 물막이판 등을 설치했다. 5만 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익일 배송 서비스도 지방에선 이날까지만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e커머스 업계 역시 선제적으로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SSG닷컴은 제주, 울릉도 지역에서 예정보다 배송 접수를 앞당겨 2일 오전 10시 접수를 마감했고 태풍 영향권인 제주와 경남 지역을 위주로 기상 상황을 살펴 향후 상황에 맞춰 배송 물량도 조정할 방침이다. 내륙 지역은 예정대로 6일까지 배송 접수가 가능하다. 마켓컬리는 배송 차질에 대비해 임시 차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응 매뉴얼에 따라 배송 불가 지역에선 차량 운행이 중지된다. 초신선 제품을 배송하는 정육각도 원물 입고나 제품 배송 등 단계에서 차질이 빚어지는 것에 대비해 최대한 차량, 선박 운행이 힘들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의 주문 접수는 중단하고 이를 미리 안내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태풍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실시간으로 고객 공지 등을 통해 배송 변화 상황을 공지할 계획이다.
지난달 폭우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던 편의점업계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침수 등 점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미리 가맹점과 직영점 등에 점검사항과 피해예방법 등을 담은 매뉴얼을 배포했다. GS25 운영사 GS리테일도 점주들에게 점포 행동 지침을 공지했고, 이마트24도 각 점포에 태풍피해 긴급대응메뉴얼을 배포해 대비책과 정전 사고 등 비상 상황 대처 요령 등을 고지했다.
식음료업계는 직접적인 배송 서비스 등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장 침수 피해 등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태풍의 진행 상황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안전사고를 비롯해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장과 물류센터, 영업 지점들을 대상으로 시설물 점검과 관련한 사항을 안내했고 강풍과 정전 대비 집중 점검을 실시하도록 지침도 마련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배송하는 업체의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난 폭우때도 편의점 등 일부 업종에서 큰 피해가 발생한 만큼 이번엔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이날 오전 6시 기준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480㎞ 해상을 지났다. 이날부터 6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이 힌남노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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