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Frieze)의 '프리즈 서울' 관람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VIP를 대상으로 먼저 공개된 전시장은 컬렉터와 미술애호가, 재계 관계자들의 관람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키아프 전시장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부터 5060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북적였다.
이날 눈에 띈 VIP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었다. 손 회장은 부인과 함께 잭슨 심 작품 앞에서 한참을 들여다보며 작품을 관람했다. 잭슨 심은 대중매체 속 캐릭터를 소재로 사회 풍자 메시지를 담아 MZ 세대의 주목을 받는 작가다.
기자가 잭슨 심 작품을 좋아하냐고 묻자 "키아프 전시장에 있는 작품들을 구경하러 왔습니다"라고 답했다.
손 회장은 성태진 작가의 작품도 관심을 보였다. 성태진 작가는 '태권브이' 작가로 유명하다. 실직자가 된 과거의 영웅들을 유쾌하게 그려낸 그의 작품은 취업 준비, 비정규직 등 고스펙에도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내는 MZ 세대들의 공감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성태진을 비롯해 유현경, 콰야 등 MZ세대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을 전시한 이길이구갤러리 부스는 젊은 컬렉터들이 유독 많이 방문했다. 한 30대 VIP 관람객은 성태진 작가에게 "작가님, 사진 같이 찍어도 될까요? 명함도 주세요"라며 적극적으로 작품과 작가에게 관심을 보였다.
국내 유수의 화랑들도 키아프를 위해 전 연령을 아우르는 작품들로 VIP 관람객을 맞이했다. 학고재는 김현식 작가의 작품을 전면에 올렸다. 연작 '현(玄)'은 색을 초월하는 '공간'에 대한 작가의 질문이 담긴 작품이다. 작품을 바라보면 레진 위에 반복해서 만들어진 선과 선 사이의 공간 속으로 빠져든다.
작품을 옆에서 보면 캔버스와 달리 모서리가 23.5도로 기울어져 있다. 작품에 관심을 보인 기자에게 김현식 작가는 "기울기를 지구 자전축인 23.5도로 만들었다"라며 "보이지 않는 자전축으로 인해 밤낮 길이가 변하고 계절이 변하면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나 실제로 볼 수 없는 것(존재)에 관한 질문에서 작품이 시작됐다. 김현식 작품은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끝을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관람객을 이끈다.
김재용 작가의 '이젠 핑크가 좋아' 작품은 VIP 공개 약 세 시간 만에 대부분이 판매됐다. 많은 이들이 그의 작품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인기가 높았다.
조현화랑은 이배 작가의 작품으로 VIP 시선을 사로잡았다. '숯의 작가'로 알려진 이배는 최근 2~3년 사이 작품 가격이 기존(1000~3000만원) 보다 4~10배 오르며 옥션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BTS 멤버인 RM이 '불로부터' 작품을 소장한 것이 알려지면서 MZ 세대들의 호응도 커졌다. 이배 작가는 프리즈 서울 '생로랑' 부스에서도 작품을 선보이며 대세 작가임을 인증했다.
이밖에 박서보, 강강훈 작품들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한편 키아프는 전시 기간은 9월 6일까지이며, 프리즈 서울은 9월 5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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