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수도권에서 1순위 해당 지역 아파트 청약에 당첨될 수 있는 커트라인 평균이 지난달 10점대까지 낮아졌다. 매매가격 하락으로 청약 시장 인기가 떨어지면서 ‘줍줍’ 청약에도 접수 미달 사태가 잇따르는 모습이다.
2일 아시아경제가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요청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1순위 해당 지역 청약 당첨 최저가점 평균이 12.76점까지 떨어졌다. 청약 가점이 10점대임에도 1순위 해당 지역에서 당첨이 됐다는 얘기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37.23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는 3분의 1 수준이다. 이 수치는 4월(35.54점)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청약시장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수도권 지역별로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경기, 인천의 1순위 해당지역 당첨 최저가점 평균은 각각 44.44점, 23.32점, 30.88점이었다. 한창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청약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각 지역별로 61.10점, 34.19점, 45.98점은 돼야 당첨이 가능한 수준이었던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서울, 인천은 상반기보다 소폭 내린 58.80점, 44.14점, 경기는 오히려 오른 36.62점으로 집계됐다.
당첨가점 커트라인 평균이 낮아졌다는 의미는 그보다 낮은 가점을 가지고 있더라도 당첨된 경우가 있다는 뜻이다. 지난 5월 말 일반공급된 경기 양주시 ‘e편한세상 옥정 리더스가든’(전용면적 84.99B㎡)는 1순위 해당지역 당첨 최저가점이 10점이었다. 서울에서도 ‘창동 다우아트리체 주상복합 아파트‘(58.13B㎡)의 경우 32점이 당첨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청약 수요자의 움직임이 더욱 신중해지면서 미분양이 늘자 소위 ‘줍줍’이라고 불리는 무순위 청약 공고를 낸 단지도 늘었다. 올해 1~8월 청약홈에 올라온 수도권 무순위·잔여세대 공고는 총 166개다. 지난해에는 1~12월에 올라온 공고를 모두 합해도 82개였다. 여기에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는다는 ‘줍줍’ 청약의 이점에도 지난달 29~31일 접수가 마감된 인천 4개 단지 중 3개 단지에서 모든 주택형이 미달되기도 했다. 무순위 청약 공고는 연말까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준공 후에도 소화되지 못하는 ‘악성 미분양’으로 남은 단지도 있다. 지자체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기준 준공 후 민간 미분양 단지는 서울 4곳, 경기 26곳, 인천 5곳이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아파트 매매가가 내려가고 금리도 인상되면서 청약 수요자들이 머뭇거리고 있다"면서 "고가점자의 경우에도 시장에 섣불리 뛰어들지 않고 관망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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