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부정과 부당 합병 등의 혐의로 재찬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원본보기 아이콘단독[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1월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맞춰 회장으로 취임한다. 2012년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10년 만이다. 이로써 '이재용의 뉴삼성'이 본격적인 색깔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11월1일 회장으로 취임, '제2의 신 경영'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비전에는 향후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발전 전략과 바이오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신 경영 선언'은 1993년 6월 고(故)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삼성의 전 사장단을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강도높은 혁신을 주문한 것에서 시작됐다. 내년(2023년)이 신 경영 선언 30주년이 되는 만큼 회장 승진과 함께 '뉴삼성'의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고 본격적인 내부 정비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승진은 10년 만이다.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이후 사실상 삼성전자의 총수 역할을 해왔지만 사법리스크 때문에 회장직을 달 수 없었다. 이 달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취업제한 족쇄가 풀리면서 본격적인 경영 복귀와 함께 회장 승진의 길도 열렸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사법리스크 때문에 그동안 미등기 임원으로 활동해온 부회장이 이사회, 주주총회까지 거쳐야 하는 등기 임원 전환보다 삼성의 결집력을 높여 위기 탈출을 위한 변화의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회장 취임은 내부 인사라는 성격상 별도의 주총 승인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재계에서도 이 부회장의 복권 후 연내 회장 승진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삼성전자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하고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해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약속한 만큼, 투자와 채용계획을 이행하기 위한 세부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가전·휴대폰·반도체 등 선대 회장이 발굴해 성장시킨 사업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뉴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는 새로운 방향 설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2013년에 추진하다 멈춰버린 지배구조 개편 역시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후 속도를 내야 할 과제로 손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변화가 절실했지만 그동안 이 부회장의 부재로 경영시계가 멈춰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회장 취임 이후 그동안 미뤄왔던 중대한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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