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무실 시스템의 업무 공간을 지금 단 3명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집 근처 사무실’을 표방하는 분산오피스 브랜드 집무실은 현재 서울 정동, 서울대, 석촌, 목동, 왕십리, 공덕, 경기 일산까지 총 7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집무실의 시스템이 적용된 사무실들을 더하면 관리해야 하는 곳은 12개로 늘어난다. 1500명 이상이 24시간 사용하고 있고 이 공간들을 오가는 거리를 더하면 서울에서 대전만큼 떨어져 있다. 이를 3명이 운영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집무실을 운영하는 알리콘의 조민희 대표가 내놓은 답은 ‘오피스OS(운영체제)’다. 인력에 의존하던 공간 운영 방식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이를 시스템화했다는 얘기다.
30일 조 대표는 "오피스 운영과 관련한 댜양한 부분을 AI에 맡기는 등 공간 운영을 효율화하는 오피스OS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 구멍가게와 편의점을 비교해 오피스OS에 대해 설명했다. 구멍가게와 달리 편의점에 높은 효율성을 가진 ‘리테일OS’가 적용된 것처럼 오피스(사무실)에도 바뀌는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OS를 만들어 적용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집무실에선 출입 관리는 물론 냉난방, 조명, 음악까지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다. 동작 센서를 통해 라운지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도 파악이 가능하다. AI 카메라는 각종 사무실 비품 관리 타이밍을 모니터링한다. 부정 출입 감시와 사용요금 정산도 자동으로 된다.
집무실 공간도 효율적인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구성됐다. 강남이나 을지로 등 중심업무지구의 네모반듯한 오피스와 달리 주거지 인근의 공간은 다양한 형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알리콘은 ‘모듈화 설계’를 도입했다. 조 대표는 "워크모듈이라는 모듈형 가구로 공간을 디자인하고 흩어진 공간 온라인 플랫폼처럼 운영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오피스OS 등 일하는 환경의 변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5년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 ‘로켓펀치’를 창업하면서부터다. 설립 이후100% 원격근무라는 실험을 거쳤고 향후 직장인들이 더이상 중심업무지구에서 일하지 않는 방식으로 근무 시스템이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이 같은 변화를 더욱 촉진하면서 공간 브랜딩 회사인 엔스파이어와 합병해 사명을 알리콘으로 바꾸고 집무실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알리콘은 오피스OS의 확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AI와 IoT를 활용한 오피스OS는 적용공간이 늘어날수록 경쟁력이 증간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연말까지 집무실은 10개로 늘리고 내년 3분기에는 수도권의 웬만한 주거지는 다 커버할 수 있도록 2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율적인 출점 전략을 짰다. 조 대표는 "현재 집무실을 이용 중인 기업들이 등록한 잠재 사용자는 약 3만 명인데 실제 오는 고객은 7% 정도다. 니즈를 파악해보니 더 집과 가까운 사무 공간을 원하고 있다"며 "3㎞이내 200㎡ 내외의 공간으로 집무실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밖의 휴양지 업무공간에도 오피스OS를 적용한다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조 대표는 "주거지와 중심업무지구가 분리돼 있고 교통 체증도 심한, 아시아의 도시들이 진출 1순위"라며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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