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독일 정부가 올 겨울에 대비한 가스 비축량 목표 달성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뒤 29일(현지시간) 유럽 가스 가격이 급락했다.
이날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9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6.9% 하락한 메가와트시(MWh)당 282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까지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6주 연속 올랐으며 지난 26일 종가는 MWh당 339.2유로였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장중 MWh당 268유로선까지 떨어졌으며 블룸버그는 장중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20% 이상 급락해 지난 몇 주간 상승분을 대거 반납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독일의 천연가스 공급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낙관론이 천연가스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지난 28일 독일의 가스 저장소 비축률이 현재 82.2%라며 애초 10월로 잡았던 85% 목표를 9월 초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독일은 오는 11월까지 비축률을 9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 유럽 가스 선물 가격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분석이 잇따르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6일 유럽 가스 가격이 과도하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서를 냈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의 자회사 에너지스캔은 29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가스 선물 가격이 6주 연속 오른만큼 수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너지스캔은 가스 재고가 채워질수록 가스 가격 강세 동력도 약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27일 기준 EU 가스 비축률은 79%라고 전했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력 가격도 급락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유럽에너지거래소에서 거래된 내년 인도분 독일 전력 선물 가격이 29% 폭락했다고 전했다. 이날 개장 초반에는 25% 이상 급등했던 지난 26일의 흐름이 이어지며 사상 처음으로 MWh당 1000유로를 돌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 현지시간 오전 10시19분에 독일 전력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6.6% 오른 MWh당 1050유로를 기록했으나 이후 천연가스 선물 가격과 동반 급락했다.
독일에 앞서 지난 26일 MWh당 1000유로를 돌파했던 프랑스 전력 가격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