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이미 유행…독감에 코로나 겹친 '트윈데믹' 발생할까

2017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아
호주, 북반구 인플루엔자 유행 가늠하는 지표
전문가 "10월 말 트윈데믹 발생 가능성 높아"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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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가 늘면서 코로나19의 가을 재유행과 인플루엔자(계절독감) 환자 급증이 겹치는 '트윈데믹'(감염병 동시 유행)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호주에서는 인플루엔자 대규모 유행이 관측됐다. 트윈데믹을 대비하기 위해선 백신접종이 중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30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34주차(8월 14일~20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는 4.2명이다. 직전 33주차 3.7명보다 0.5명 증가했다. 29주차부터 3명대로 올라선 의심환자 수는 5주 만에 4명대를 넘어섰다. 34주차 기준 의심환자 4.2명은 2017년 5.2명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호흡기질환으로 매년 초겨울 유행한다. 전염성이 강하며 고열과 구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는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함께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사람을 말한다.


지난 2년간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이 생활화하면서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는 급감한 바 있다. 34주차 기준 통상 3~5명 수준이던 의심환자는 2020년 2.1명, 2021년 1.1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수는 다시 예년 수준으로 증가하는 모양새다. 정기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올해는 독감 환자가 더 많이 생기고 있다"며 "원래는 지금처럼 많지 않은데 조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대응 현황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대응 현황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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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구인 호주에서는 이미 인플루엔자의 대규모 유행이 관측됐다. 호주 정부는 올해 들어 21만6725건의 인플루엔자 사례가 보고됐고, 273건은 사망 사례였다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밝혔다. 계절이 반대인 호주는 북반구 인플루엔자 유행을 앞서 가늠할 수 있는 지표국가로 불린다.

제약사 시퀴러스의 조너선 앤더슨 박사는 지난 6월 열린 바이오멜버른네트워크포럼에서 "호주는 코로나 이전 수준의 독감 감염자와 코로나19 감염자가 동시에 발생(트윈데믹)하고 있는 첫 번째 국가라는 독특한 위치에 서 있다"며 "다른 나라들이 호주 독감 시즌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고 우리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이로부터 배우는 게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의 가을 재유행과 인플루엔자 환자 급증이 겹치는 트윈데믹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윈데믹은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가을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7차 유행'은 오는 10월 또는 11월에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 단장은 지난 22일 "오는 10월에서 11월에 전국민의 면역이 일시에 감소해 또 한 번의 큰 파도가 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인플루엔자 감염자도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침, 발열 등 증상이 유사한 두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에선 혼선이 생길 가능성 크다. 어떤 질환에 걸렸는지 검사받기 전까진 알 수 없어서다. 또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커져 고령층을 비롯한 기저질환자의 건강에 치명적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진 24일 서울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진 24일 서울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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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단장은 트윈데믹 발생에 대해 "이미 호주 등에서 확인된 만큼 같은 논리의 같은 상황이 우리에게도 펼쳐질 수 있다"며 "열이 나는 환자가 응급실에 찾아왔을 때 독감과 코로나 그리고 다른 열성질환을 감별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해결할 만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이번 가을부터 트윈데믹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선 백신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가 해제된 상황에서 트윈데믹 발생 가능성은 높다"며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유행하던 독감이 한 달 정도 빨라져 10월 말에는 유행이 시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트윈데믹을 대비하기 위해선 백신접종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거리두기가 강화될 가능성이 없어서 트윈데믹으로 피해가 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 국민 4차 접종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김 교수는 "전 국민 접종을 실시해도 아마 젊은 층이 안 맞을 것"이라며 "특히 흠뻑쇼나 전국 축제를 통해 이미 백신접종을 한 셈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꼭 필요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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