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역사상 최고치 재차 경신…K-배터리엔 오히려 기회

배터리 핵심 광물 중 가장 저렴한 축 리튬
LFP배터리 득세·이상 기후 탓 가장 비싼 광물로
리튬 사용량 비교적 적은 NCM배터리 위주 韓 배터리
LFP배터리는 가격 경쟁력 잃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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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 가격이 나홀로 폭등세를 이어가며 역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함께 널뛰었던 다른 광물 가격이 점차 하향 안정세를 그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핵심 광물임에도 리튬보다 적게 쓰는 삼·사원계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또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2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t당 6만9259달러(약 9247만원) 수준으로 올해 4월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t당 6만8822달러(약 9189만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7월만 해도 리튬 가격은 t당 1만1652달러(약 1555만원)수준으로 또 다른 배터리 핵심 광물인 코발트(5만500달러·약 6742만원)와 니켈(1만8082달러·약 2414만원)에 비해 가장 저렴했지만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그렸다. 현재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 중 가장 비싸다.

최근의 리튬 가격 상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과 이에 따른 공급망 재편 이슈가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세계 리튬 생산 중심지인 쓰촨성의 전력 사용 제한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탄산리튬 생산의 약 28%를 차지하는 쓰촨성은 60여년 만의 폭염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쓰촨성 내 전력 사용이 제한되면서 일부 생산 공장도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리튬 가격 폭등은 한국 배터리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력 배터리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중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삼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리튬 가격 폭등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LFP배터리는 그간 에너지 밀도가 낮음에도 배터리 원가가 낮아 보급에 유리했다. 희귀 금속인 코발트나 니켈 대신 철을 써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리튬 가격 폭등에 따라 이같은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평가다. NCM 배터리에도 전해질에 리튬이 들어가지만 LFP 배터리에는 양극재와 전해질에 모두 리튬이 들어가 비중이 더 높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NCM811(니켈비중 81%이상 삼원계배터리)’과 LFP 배터리 가격은 각각 KWh당 63달러, 50달러다. 26% 격차였지만 올해 3월 기준으로는 80.3달러와 70.6달러다. 각각 27%와 41% 오르면서 간격은 14%로 줄었다.


배터리 종류를 결정하는 양극재로 한정하면 더 눈에 띈다. NCM811의 경우 같은 기간 양극재 비용은 33달러에서 42.9달러로 올랐지만 LFP는 22달러에서 38.5달러로 올랐다. 두 배터리의 양극재 가격차가 11%까지 대폭 좁혀진 것이다. 리튬값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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