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28 전당대회에서 본격적인 '이재명號'의 출범을 알렸다. 올 3월 대선에선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6월 지방선거에선 총괄선대위원장이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대표는 이번엔 당 대표 선거에서 7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민주당의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6일 치른 첫 순회경선 때부터 이미 74.8%의 득표율을 받으면서 시작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조에서 이변은 없었지만, 이 대표의 독주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두 번의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당헌 개정과 관련한 '사당화' 비판 등이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신랄하게 나왔던만큼 향후 이 대표에겐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내부 통합에 주력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이와 함께 거대야당의 수장으로서 여당을 견제해야함은 물론, 본인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정부의 사정 칼날에도 맞서야 할 것으로 보여 당 안팎으로 분주히 움직이게 될 전망이다.
먼저 당내에선 계파 갈등을 수습하는 일이 급선무다. 전당대회 직전까지 계파 간 논쟁을 부른 당헌 개정안이 재투표 끝에 최종 확정됐지만, 당분간 이에 대한 여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6일 민주당은 중앙위원회 온라인 투표에서 '기소 시 당직 정지' 관련 규정 등이 포함된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미 이틀 전에도 상정됐었지만,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사당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부결됐던 게 재상정된 것이었다. 이날 의결된 안건에는 부정부패와 관련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되, 정치보복으로 인정되는 경우 당무위 의결을 거쳐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당헌 제80조 개정안이 포함됐다. 당초 '기소 시 당직 정지' 조항을 수정하려고 했지만, 구제의 주체를 윤리심판원에서 당무위로 바꾸면서 그동안 '이재명 방탄용 개정'이라며 당헌 개정에 반대해온 세력에 어느 정도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다시 열린 중앙위서 당헌 개정안이 최종 의결돼 논란은 가까스로 마무리됐지만, 찬성률(54.95%)이 높지 않았던 점 등은 당내 계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 정부가 20%대의 낮은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사정 정국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제 막 야당 수장에 오른 이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검·경은 '탈북어민 강제북송·서해 공무원 피격' 등 문재인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변호사비 대납·성남FC 후원금 뇌물' 등 이 대표와 연관된 사건들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강도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수사도 조만간 검찰에 송치될 예정인데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선 검찰이 쌍방울그룹을 상대로 수차례 압수수색을 하는 등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변호사비 대납과 쌍방울그룹과의 유착 관계가 드러나게 되면 이 대표의 소환 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당 대표가 되자마자 우려했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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