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뉴 삼성' MZ세대와 미래 토론 '파격 행보'…세 번째 행선지, 디스플레이

삼성電 수원사업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방문
MZ세대 직원 내년 전략제품 보고받아

삼성엔지니어링 방문 이틀 만 현장경영 재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수원사업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방문해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 직원으로부터 전략 제품 보고를 받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수원사업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방문해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 직원으로부터 전략 제품 보고를 받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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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후 경영 속도를 높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MZ세대(1980~2000년대초 출생)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이날 수원사업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내년 출시될 전략제품 보고를 받고 토론을 했다. 이후 디바이스경험(DX) 부문 MZ세대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이 부회장의 행보는 복권 후 세 번째 경영 활동이다. 사업부장인 부회장·사장급이 아니라 제품·서비스 개발에 직접 참여한 직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으로, 기존 형식을 깬 행보란 평가다. 차세대 전략 제품 개발에 참여한 제품과 서비스 기획, 플랫폼 및 소프트웨어(S/W) 개발, 디자인 등 다양한 직군의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았다. MZ세대 직원들은 각자 담당하는 ▲마이크로 LED ▲Neo QLED ▲QD OLED TV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기 제품의 특징과 콘셉트를 이 부회장에게 소개·시연했다. 이 부회장이 전략 제품과 서비스와 관련해 경영진이 아닌 MZ세대 직원들로부터 보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X 직원들과의 간담회에는 영상디스플레이(VD)·모바일경험(MX)·생활가전·네트워크사업부 및 빅데이터센터 등의 MZ세대 직원들이 참석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제품·서비스 개발, 마케팅, 영업 등을 맡은 직원들이 두루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주로 ▲MZ세대의 관심사와 고민 ▲MZ세대가 느끼는 삼성의 이미지 ▲미래 신사업 아이디어 ▲혁신적 조직문화 확산 방안 ▲경력 개발 로드맵 ▲회사 생활 애로사항 등 다양한 주제에 걸쳐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이후 이 부회장은 VD사업부 경영진과 회의를 갖고 TV·서비스 사업 현황 및 미래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바이스경험(MX) 부문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바이스경험(MX) 부문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는 모습.(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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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그간 취업제한에 걸려 현장 직원들과 간담회 형식의 소통을 하기 어려웠는데, 사면 복권 후 현장 소통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조직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었다. 이날 행보는 이 부회장이 공언한 메시지를 실천한 것으로 재계는 해석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조직문화는 물론 전략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MZ세대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현장 행보를 통해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재계는 MZ세대가 제품과 서비스, 일하는 방식, 보상 등 기업 활동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핵심 화두이자 키워드로 뜨고 있다고 본다.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결정하고 프리미엄 소비를 주도한다는 점에서다. TV는 물론 스마트폰, 가전 등 전 전자제품 시장에서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 입장에서 MZ세대는 중요한 '고객'이란 사실을 이 부회장도 간파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체 임직원의 약 50%가 MZ세대다. 이 부회장이 복권 이후 연일 '현장'을 챙기며 MZ세대와 직접 소통하는 이유도 이 세대 임직원과 고객을 이해하고, 조직문화와 제품 및 서비스에 이를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라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MZ세대 임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하고 있는지, 또 소속감과 자긍심을 느끼고 일하고 있는지 등을 ‘보고’가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개선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 복권 이후 현장에선 변화의 바람의 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 날에도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며 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이후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임직원 간담회에선 직원들과 직접 소통할 기회를 점차 늘려나가겠다고 약속하며 참석한 직원들 모두와 1:1 기념촬영을 했다. 한 직원이 "출근 전 아내에게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큰 소리쳤다"며 사진촬영을 요청하자 이 부회장이 흔쾌히 직원에게 아내와 영상통화를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24일엔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 후 직원들과 사진 촬영을 했다. 이후 100여명의 아동이 다니는 사내 어린이집을 찾아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보육 교사들을 격려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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