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 여름 유럽을 강타한 극심한 가뭄이 오는 11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유럽연합(EU) 공동연구센터(JRC)가 경고했다. JRC는 가뭄이 길어지면서 식량과 에너지 부족도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작물 수확량이 줄고 수력발전 차질은 물론 냉각수 부족에 따른 원전 가동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JRC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EU 지역의 47%가 가뭄 주의(warning) 단계이며 17%는 경보(alert) 단계라고 발표했다. 경보는 농작물 생산에 피해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JRC는 옥수수, 해바라기, 대두의 수확량이 지난 5년 평균에 비해 12~1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JRC는 이탈리아, 프랑스 남동부와 북서부, 독일 동부, 동유럽, 노르웨이 남부, 발칸반도를 극심한 가뭄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JRC는 특히 지중해 서부 지역의 가뭄은 가을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유럽 대부분 지역이 평년 이상의 수준으로 날씨가 회복되더라도 반 년 넘게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만큼 그동안 누적된 물 부족 사태를 만회하기에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산불 피해 면적은 지난 19년간 피해 면적의 4.6배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포르투갈의 산불 피해가 심각하다고 JRC는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처음으로 포르투갈에 산불 진압용 헬기 두 대를 보냈다고 밝혔다. 알프스의 빙하도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마리야 가브리엘 JRC 위원장은 "심각한 가뭄과 폭염이 겹쳐 EU 전체의 수위가 전례 없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산불도 평년보다 많이 발생하고 농작물 생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환경청은 지난 6월 유럽의 온난화는 다른 지역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당시 유럽환경청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지난 10년간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평균은 산업화 이전보다 1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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