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멀티태스킹에 능한 MZ(밀레니얼+Z세대)세대 소비자 수요에 발맞춰 가전 업계가 TV와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제품에서 화면 다중 분할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디스플레이가 대형화하면서 다중 분할에 따른 소비자 효용성이 높아지는 점도 이같은 추세에 힘을 싣는다.
27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국내를 포함해 세계 시장에 프리미엄 TV 제품인 네오 QLED 98형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출고가만 4500만원인 초프리미엄 TV를 선보이면서 화면 다중 분할 기능인 멀티뷰를 포함했다. 한 대의 TV에서 서로 다른 4K 화면 네 개를 동시에 시청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공개한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인 오디세이 아크에도 멀티뷰 기능을 포함했다. 55인치 디스플레이에서 가로 화면일 때는 사분할을, 세로 화면일 때는 삼분할을 지원하도록 했다. 이달 추가로 선보인 접는 형태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4 등에도 화면 분할 기능을 포함했다.
LG전자는 5월에 신제품인 듀얼업 모니터를 출시하며 유사 기능을 강조한 바 있다. 듀얼업 모니터는 28인치 디스플레이에 16대 18 화면비를 채택, 16대 9 화면비의 21.5인치 모니터 두 대를 하나로 연결한 듯한 모습을 띠었다. 모니터를 여러 대 두고 작업하는 영상 편집자나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을 위해 선보인 제품이다. 1대 컴퓨터에서 화면을 구분해 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2대 컴퓨터로 복수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전 업계는 과거에도 디스플레이 제품에서 다중 화면 분할 기능을 선보이긴 했지만 최근 들어 강조점이 더 두드러지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주력 소비층인 MZ세대가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수행하는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만큼 화면 다중 분할 기능 수요에 관심을 둔다는 설명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두 대의 PC 화면을 동시에 보이는 PBP 기능이나 화면에 또 다른 화면을 띄우는 PIP 기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멀티태스킹이 일반화하면서 분할 기능이 강조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선 디스플레이 화질이 이미 고도화한 만큼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 보니 화면 분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제품이 점차 크기를 키워가는 점도 화면 분할 기능을 활성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가전업계 관계자는 "과거 32인치 TV 때는 화면을 여러 개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었지만 이제는 대화면 제품이 나오다 보니 화면 분할이 유의미한 기능"이라며 "화면이 큰 제품에서 특히 소비자 효용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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