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부정적인 사고의 악순환을 막으려면? 인생이 편해지는 기술은?
정신의학과 의사가 이런 문제를 다루며 해법을 찾고자 심리학과 뇌과학을 쉽게 풀어쓴 칼럼들을 모아 책을 펴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정두영 교수는 UNIST 헬스케어센터장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그가 어려운 뇌과학 분야와 심리학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출판한 책은 ‘마음은 단단하게 인생은 유연하게’라는 제목. 이 책의 핵심어는 ‘심리적 유연성’이다. 불확실함으로 가득한 인생을 더 편안하게 살아가려면 유연한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두영 교수는 헬스케어센터장이자 헬스케어센터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UNIST 구성원의 심리상담을 하며 들었던 생각을 글로 정리했다.
이 칼럼들은 ‘경상일보’와 ‘정신건강의학신문’ 등에도 연재되며 정신건강 돌봄의 중요성을 알려왔다. 정 교수는 이번 기회에 책으로 묶어 더 많은 독자와 만나게 하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찾는 이유는 진로 고민과 업무 수행에서 생기는 불안, 우울, 무기력, 대인관계 문제 등으로 다양하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문제의 시작점은 ‘심리적 유연성 결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떤 사람은 증상이 완화돼도 같은 문제로 다시 찾아오지만 어떤 사람은 마음의 문제를 일으킨 사건이 해결되지 않아도 무탈하게 지낸다는 것이다.
정두영 교수는 “심리적 유연성이 낮으면 똑같은 상황에서 부정적인 사고를 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지만 심리적 유연성이 높은 사람은 상황과 문제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에게 이로운 방식을 찾아낼 수 있다”며 “심리적 유연성은 예측 불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보통의 존재가 필수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책에는 반복되는 심리 문제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심리적 유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 교수는 “인생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고 이런 인생에 완벽하게 대비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언제든 유연하게 대응할 연습을 하는 게 세상을 살아가는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대학은 서울대와 KAIST, UNIST뿐이다. 2016년 UNIST에 부임한 정두영 교수는 임상심리사, 상담심리사와 협업해 더 많은 사람이 효율적으로 상담센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또 모바일, 챗봇, 가상현실 등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심리적 문제를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헬스케어센터에서 얻은 임상경험을 디지털로 구현하고 이를 다시 현장에서 확인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런 활동은 2020년 신설된 UNIST 정보바이오융합대학에서 디자인, 인공지능, 데이터사이언스 교수들과 협업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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