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달 국내 기름값도 더 내려갈 조짐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2.12달러(2.34%) 하락한 배럴당 88.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월2일 이후 최저치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말 이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국제유가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후 배럴당 120달러대까지 폭등했다가 지난달 초 100달러 아래로 내려오더니 90달러 벽도 무너졌다.
10월물 브렌트유도 이날 기준 배럴당 94.0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 역시 2월 21일 이후 최저가다.
국제유가 하락은 경기 침체에 따른 미국의 원유 재고 급증, 영국 등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이 주요인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석유제품 수요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9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46만7000배럴 늘어났다.
시장이 예상한 70만 배럴 감소와 달리 되레 원유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급랭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잉글랜드은행이 기준금리를 27년만에 0.50%포인트 인상하면서도 올해 4분기에 영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 것도 유가 하락의 주요 요인이었다. 잉글랜드 은행은 내년 영국의 GDP 성장률이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이 9월 증산 규모를 기존보다 크게 줄인 하루 10만 배럴만 늘리기로 한 것도 이같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국내 기름값도 하향 안정세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름값은 이달 초 유류세 인하폭 확대 이후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도 4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7월 셋째주(24~28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ℓ당 1937.7원으로 전주보다 75.4원 내렸다. 같은 기간 경유 평균 판매가격도 ℓ당 57.0원 내린 2015.5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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