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급등했던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 추세로 원유 관련 상품의 수익률이 갈수록 저조해지고 있다. 하락 베팅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이제서야 안도의 숨을 내쉰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경기침체 우려와 수요 둔화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나, 공급 측면에서도 가격 하락 요인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주식시장에서는 국제유가 하향 추세에 맞춘 투자 전략 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서 원유 관련 상품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7월 이후 전날까지 'KODEX WTI원유 선물(H) ETF'와 'TIGER 원유선물Enhanced(H) ETF'의 수익률은 각각 -11.3%, -10.9%로 집계됐다. 하반기 국제유가 하방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여 관련 상품의 손실률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와 수요둔화 이외에도 공금 측면에서도 국제유가 하향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유 재고는 지난 2월을 저점으로 4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 역시 국제유가 추가 안정이 기대되는 변화 요인"이라고 짚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유 시장의 주도권은 원유 공급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에 달려있다"면서 "원유 수요가 급증하면 생산능력 한계치에 예상보다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원유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원유 상품을 쥔 투자자들의 속은 갈수록 타들어 갈 모양새지만, 아직 인버스 원유 상품의 수익률이 완벽히 수익권으로 돌아서지는 않았다. 인버스는 가격이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는 전날 4480원에 마감하면서 가격이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지만 6월 말(4070원)과 비교하면 아직 높은 수준이다. TIGER 원유선물인버스(H)도 전날 3115원에 마감했지만 6월30일(2835원)과 비교하면 아직 손실권이다. 다만 투자자들은 손실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화 추세에 맞춰 업종 선별 전략에 나섰다. 국제유가가 무너지면 영향을 받는 대표 업종은 정유·조선·신재생 등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가장 피해가 컸던 업종인 화학은 반대로 관심 업종이 될 수 있다. 낙폭과대주(성장주)와 마진 스프레드가 높을 수 있는 음식료도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 시기에는 마진 스프레드가 확대될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음식료를 비롯해 화학·건설·자동차도 주목 대상"이라고 조언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