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주부 박모씨는 며칠 전 백화점에서 냉감성 소재로 된 이불을 샀다. 밤에도 푹푹 찌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잠을 설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여름 이불을 살까 말까 고민한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정말 시원하고 촉감도 부드럽다"며 "부모님께도 선물로 사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열대야에 냉감소재 이불 불티 = 최근 전국적인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주요 백화점에서 여름 침구류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침구류 매출은 전년 대비 15% 신장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에서는 24.1%, 현대백화점에서는 23.7% 매출이 늘었다.
백화점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세분화된 고객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5일부터 15일까지 본점에서 ‘홈스타일링 페어’를 열고 구스 TCS, 알레르망, 소프라움, 엘르 등 여름 침구 상품들을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도 5일부터 7일까지 본점, 강남점, 타임스퀘어점, 센텀시티점 등에서 인기 침구 브랜드 소프라움의 단독 특가 상품을 내놓는다.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는 4일까지 여름 침구 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최대 60% 할인 판매하는 ‘쿨 베딩 특가전’을 진행한다.
팝업스토어와 특화매장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1일까지 잠실점에서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 ‘썰타’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경기점 생활전문관을 재단장하며 ‘수면 체험존’을 선보였다. 이곳에선 침대 전문가가 개인별 체형 및 수면 습관 상담을 통해 최적화된 매트리스를 추천해준다.
실제 숙면을 위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슬리포노믹스(수면과 경제의 합성어)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11년 4800억원 수준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3조원까지 늘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무더위와 집콕 트렌드가 맞물리며 수면의 질을 좌우하는 침대와 침구류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앞으로도 점점 커지는 수면 관련 시장에서 여러 콘텐츠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패딩 '역시즌 마케팅' = 30도를 넘는 한여름 날씨에도 프리미엄 패딩과 모피 등 역시즌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시작한 프리미엄 패딩 팝업 스토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5일 하남점을 시작으로 평년보다 한 달 빨리 프리미엄 패딩 팝업스토어 매장을 열며 수요 선점에 나섰다. 이달 듀베티카, 다음 달 캐나다구스 등 다양한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를 전 점포에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타임스퀘어점 패션관 2층 노비스 팝업 매장에서는 이달까지 10% 할인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노비스 의류를 구매한 고객들에게는 우산도 증정한다. 하남점 페트레이에서는 대표 상품인 타칸의 카멜 색상 제품을 백화점 단독으로 판매한다. 페트레이 역시즌 이월 상품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롯데온도 올해 역시즌 행사 시기를 2주 이상 앞당겨 지난 6월 초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니트·스웨터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이상, 점퍼·패딩·야상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니트·스웨터와 카디건·조끼 매출이 각각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달엔 ‘돌아온 역시즌’ 행사를 열고 다양한 겨울 패션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포멜카멜레, 스타카토, 세라, 레이첼콕스, 베어파우 등 브랜드가 참여해 양털부츠, 앵클부츠, 양털 슬리퍼 등 100여개의 겨울 신발과 털가방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롯데온 관계자는 "올해는 치솟는 물가와 환율 등으로 합리적인 소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겨울 패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역시즌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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