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이종산업 간 협업이 마케팅 상수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체들이 소비 속에도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Fun+Consumer)’들을 사로잡기 위해 게임업계와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달 넥슨과 협업한 ‘까르보불닭볶음면 마비노기 패키지’를 정식 출시했다. 협업 제품은 마비노기의 대표 캐릭터인 ‘이루샤’가 함께 디자인됐고, 마비노기 아이템 획득이 가능한 쿠폰이 들어있는데, 이벤트 이후 까르보불닭볶음면 출고량은 전주 대비 38%가량 상승했고, 매출도 이벤트 전보다 40% 상승했다.
CJ프레시웨이는 ‘PUBG: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글로벌 게임사 크래프톤과 손잡고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식음료 개발에 나섰다. CJ프레시웨이는 ‘뉴스테이트 모바일’ IP를 접목한 ‘+350 힐박스’ 도시락과 팝콘 ‘뉴배 팡콘’ 등을 선보였는데, 앞으로도 배틀그라운드 식음료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bhc치킨이 컴투스와 8월 한 달 동안 ‘컴투스프로야구V22’ 게임 쿠폰을 담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팔도 역시 지난주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활용해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쿠폰이 함께 들어있는 ‘뿌요소다 한정판’을 출시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도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와 협업해 관련 캐릭터를 활용한 피크닉 매트, 에코백, 자수 뱃지 등 피크닉 굿즈가 포함된 에비앙 패키지 상품 판매 등을 진행했다.
식품과 게임 두 산업의 주요 소비층이 교집합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최근 연이은 협업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식품업계는 게임의 주 이용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소비 행태 속에서도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라는 점에 집중한 것으로, 식품산업이 게임 캐릭터와 이벤트 활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이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식품과 게임은 일상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이 있어 소비자와 심리적 거리감을 쉽게 좁힐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게임업체들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협업을 통해 게임과 식품 주 소비층이자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의 관심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단순히 게임 캐릭터를 패키지 등에 활용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게임 이용자의 편의를 강조하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마운틴듀는 음료 제품 표면에 맺히는 수분으로 손이 미끄러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끄럼 방지와 여닫음이 가능한 뚜껑이 있는 제품을 만들었고, 도리토스는 과자를 먹고 손에 묻은 양념을 쉽게 닦을 수 있게 겉 포장지를 천으로 만든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게임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펀슈머를 대상으로 한 식품업계의 게임업계와의 협업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게임시장 규모는 2019년 1488억달러(약 194조원)에서 지난해 1758억달러(약 229조원)로 2년 새 18.1% 성장했고, 올해도 2031억달러(약 265조원)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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