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경제학⑨] 폭염을 기회로…유통가 “무더위에 시원함을 팝니다”

백화점, 폭염 특수에 매출 30%↑
대형마트, 냉방가전·과일 판매 증가
편의점서 얼음컵·음료 등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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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서울 관악구에 사는 박모씨는 지인들과의 축구 약속을 취소하고 인근 쇼핑몰로 발길을 돌렸다. 푹푹 찌는 더위에 한낮 야외 활동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박씨는 "며칠째 밤까지 이어진 더위에 잠을 설쳤더니 운동까지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나들이를 겸해 시원한 백화점에서 휴가 때 입을 옷과 선글라스를 구경했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이 밤낮 없는 무더위로 몸살을 앓으면서 사람들의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찜통더위를 피해 야외 활동 대신 에어컨이 가동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전양판점에선 에어컨·선풍기 등 냉방가전 수요도 크게 늘었다. 편의점에선 얼음컵, 시원한 음료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30% 신장했다. 소비자들은 다가오는 여름 휴가를 대비해 바캉스 관련 상품을 많이 샀고, 에어컨·선풍기 등 냉방가전을 구매했다. 식사도 백화점을 벗어나지 않고 건물 내에서 해결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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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간 롯데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30% 증가했다. 특히 수영복(180%), 선글라스(75%), 캐리어(75%), 식음료(70%), 명품(35%) 등 판매가 크게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전체 매출이 30.4% 뛰었다. 수영복(171.6%), 식당가(86.5%), 여성패션(48.1%), 남성패션(42.8%), 아웃도어(33.0%), 명품(24.2%) 등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전체 매출이 28.4% 늘었다. 품목별로는 수영복(182.1%), 캐리어(161.6%), 선글라스(100.4%), 아웃도어(51.2%) 매출이 급증했다.


대형마트에서 시원하게 장을 보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서는 선풍기(15.9%), 포도(25.4%), 복숭아(16.2%) 등 냉방가전과 과일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는 냉동 밀키트(80%), 음료(20%), 과일(15%) 등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 홈플러스에서는 에어컨(64%), 선풍기(43%), 무알코올 맥주(49%) 등 판매가 늘었다. 가전양판점에 들러 냉방가전을 구입하는 수요도 급증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에어컨 매출과 선풍기 매출이 전월 대비 각각 70%, 45% 증가했다. 전자랜드에서는 에어컨 판매가 43% 신장했다.

경기 스타필드 고양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경기 스타필드 고양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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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도 여름 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CU에서는 차음료(27.1%), 탄산음료(22.5%), 아이스크림(18.0%), 아이스드링크(13.9%), 컵얼음(12.3%)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해당기간 GS25에서는 얼음컵(77%), 생수(63.8%), 아이스크림(60.2%), 커피음료(45.4%), 아이스음료(43.6%) 등 판매가 크게 늘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세븐카페 아이스(45%), 얼음컵(30%), 아이스크림(30%), 생수(20%), 탄산음료(20%) 등이 잘 팔렸다. 이마트24에서는 얼음컵(86%), 소형선풍기(63%), 아이스크림(66%), 생수(58%), 파우치 음료(59%) 등 매출이 높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부쩍 더워진 날씨로 인해 여름 상품과 식당가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고객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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