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활약'에…화성 표본 회수, 대폭 바뀐다[과학을읽다]

미 NASA-유럽우주청, 개념 설계 확정
기존 로버 주로 활용-헬리콥터 2대 보조 방식
새 로버 투입 안 하기로, 세부 일정도 확정

화성 표본 회수 상상도. 출처=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 표본 회수 상상도. 출처=미 항공우주국(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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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이 화성에서 채취한 표본 샘플을 회수하기 위한 방식을 대폭 수정하기로 했다. 기존 퍼서비어런스 로버를 주운송수단으로, 가능성이 입증된 헬리콥터 방식을 보조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유럽우주청(ESA)와 협의를 갖고 이같은 회성 표본 회수 프로그램 개념 설계 검토를 끝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NASA는 지난해 2월 화성에 착륙해 암석, 대기, 토양 표본을 채집 중인 로버 퍼서비어런스의 예상 활동 수명을 고려해 기존에 고려했던 회수 방식을 크게 변경하기로 했다. 즉 퍼서비어런스가 표본 회수때까지도 작동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착륙선에 표본을 수송하는 메인 수단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기존엔 퍼서비어런스가 표본을 수집해 성분 분석·결과 전송을 거쳐 밀봉한 후 화성 표면에 떨어 뜨려 놓도록 하고, 이후 수집용 로버가 이들을 찾아내 상승선에 실어 화성 궤도에 대기 중인 귀환용 궤도선에 보내는 방식으로 회수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NASA는 향후 본격화될 화성 표본 회수 프로그램에서 표본 회수용 로버 및 이를 운반할 다른 착륙선은 만들지 않기로 했다.

또 보조 수단으로 착륙선에 헬리콥터 2대를 탑재해 표본 회수에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로버 퍼서비어런스와 함께 화성에 착륙해 예측했던 수명을 훨씬 넘겨 현재까지 총 29회의 비행에 성공한 '인저뉴어티' 헬리콥터의 놀라운 활약을 감안한 계획 변경이다. 인저뉴어티의 성공으로 화성처럼 희박한 대기의 외계 행성에서도 비행 방식의 이동 수단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됐다.


향후 구체적인 추진 일정도 정했다. ESA가 제작할 귀환용 궤도선과 NASA가 만들 표본 회수용 헬리콥터ㆍ상승선 등이 포함된 착륙선은 각각 2027년 가을, 2028년 여름에 발사할 예정이다. 화성 표본의 지구 도착은 2033년으로 예상된다. NASA와 ESA는 오는 10월부터 이번에 확정된 개념 설계를 바탕으로 약 1년간 예비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표본 회수에 필요한 각 부분의 기술 개발을 마치고 시제품도 제작된다. 이같은 계획 변경은 이미 지난 5월 유럽 우주탐사계획 참가국들에게 통보됐으며, 오는 9월 표본 회수 로버 개발 중단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토마스 주르부헨 NASA 부국장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임무 계획의 모든 요소들을 검토하는 개념 설계가 마무리됐다"면서 "몇가지 중요하고 유익한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2월18일 화성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한 퍼서비어런스는 그동안 11개의 암석ㆍ대기 표본을 수집했다. 내부에 총 43개의 표본 보관 용기를 탑재하고 있다. 화성의 생성과 구성 성분을 조사하는 것은 물론 물과 생명체 존재의 증거 등을 찾기 위해서다. 미국은 약 50억달러를 들여 당초 2031년까지 표본을 회수할 계획이었지만 예산 부족 등 여러가지 이유로 연기된 상태다.


중국과의 화성 표본 회수 경쟁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5월 화성에 착륙한 로버 '주룽'을 통해 수집한 표본들을 오는 2031년까지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미국보다 2년 앞선다. 중국은 이미 2020년 창어5호 미션을 통해 달 표본 회수에 성공, 최근 일부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이 우주 개발 초강대국인 미국과 화성 표본 회수 경쟁에서 이길 경우 '우주 굴기'의 상징으로 여겨질 전망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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