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22년 동안 5승."
한국이 21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골프장(파71·6527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네 번째 메이저 아문디 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에서 거둔 역대 성적이다. 에비앙은 한국 골프장과 무척 닮았다. 산악지역에 조성돼 페어웨이가 좁고, 언듈레이션이 심하다. 국내와 비슷한 코스인 점을 감안하면 트로피 수가 부족하다. 올해 한국의 에비앙챔피언십 관전 포인트다.
◆ 전인지 ‘메이저 2연승’= ‘플라잉 덤보’ 전인지(28)의 우승이 관심사다. 지난달 27일 세 번째 메이저 KPMG위민스 PGA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1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이후 3년 8개월에 우승하며 슬럼프 탈출에 성공했다. 전인지는 메이저 강자다. 2015년 한국과 미국, 일본에서 모조리 메이저 우승컵을 수집했다. 사상 첫 한 시즌 3개 투어 메이저 챔프다.
무엇보다 에비앙챔피언십은 2016년 메이저 54홀(194타)과 72홀 최소타(263타), 남녀 메이저 최다 언더파(21언더파) 등의 새 역사를 창조한 ‘약속의 땅’이다. LPGA투어 통산 4승 가운데 3승이 메이저 우승이다. 세계 여자 골프 5대 메이저 가운데 4개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한 발 가까워졌다. 취미인 그림 그리기 등으로 몸과 마음을 충전했다. 전인지는 "앞으로도 메이저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 박인비 ‘커리어 슈퍼슬램’= ‘골프여제’ 박인비(34)의 ‘커리어 슈퍼슬램’ 도전도 화두다. 2007년 LPGA투어에 데뷔해 메이저 7승 포함 통산 21승을 쓸어 담은 주인공이다. 2016년 최연소 명예의 전당에 헌액(27세 10개월28일)이 됐다. 2008년 US여자오픈, 2013년 나비스코챔피언십과 LPGA챔피언십, 2015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인 첫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작성했다.
여기에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보태 ‘커리어 골든슬램’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지구촌 골프역사상 최초 ‘커리어 슈퍼슬램’을 달성하는 주인공이 된다. 박인비는 2012년 메이저 편입 전에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당시의 좋은 추억을 떠올리고 있는 시점이다. 다만 최근 4개 대회 연속 ‘톱 10’ 진입에 실패할 만큼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다.
◆ 고진영 ‘어게인 2019’= 세계랭킹 1위 고진영(27)은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당시 최종일 4타 차 공동 3위에서 출발해 4언더파를 몰아치며 2타 차 역전우승을 일궜다. 2019년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다승은 물론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 등을 휩쓸며 ‘고진영 시대’의 개막을 확실하게 알렸다.
고진영은 올해도 9개 대회에 등판해 1승을 포함해 4차례 ‘톱 5’에 진입했다. 평균타수 5위(69.94타), 올해의 선수(63점)와 CME글로브 레이스 포인트(1364점) 7위, 상금랭킹 9위(108만2271달러)다. 이번 대회에선 지난 3월 HSBC위민스 월드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넉 달째 이어진 우승 갈증을 끝내겠다는 각오다. 고진영은 2019년 에비앙챔피언십 이후 8승을 따냈지만 메이저 왕관을 보태진 못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