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고공행진을 펼치던 국제유가가 경기침체 우려에 급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의 한국 주식 시장 귀환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과거 국제유가 고점에서 4~6개월 후 외국인의 한국 시장 회귀가 이뤄진 기록을 비춰보면 4분기 초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본격적인 국제유가 하락세에 맞춰 주식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조언에 귀기울여야 할 이유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폭락은 외국인의 한국시장 이탈이 주요 원인이다. 이는 무역수지 적자, 고유가가 이끌었다. 14일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 악화의 원인은 고유가"라면서 "국제유가의 강한 상승은 이익률 하락에 대한 우려를 반영, 외국인의 한국 주식 대규모 매도의 근거가 됐다"고 짚었다. 이어 "100달러 이상의 국제유가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률 훼손의 원인이지만, 긍정적인 것은 국제유가의 피크아웃(정점)은 시차를 두고 이익률 개선과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수의 근거를 제공한다"면서 "과거 국제유가 고점에서 4~6개월 후 외국인이 한국 시장으로 회귀했던 것을 감안하면 9~10월에는 외국인 매수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에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1월부터 6개월 연속 순매도로 일관했다. 지난달에만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3조7010억원, 172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1월부터 6개월 연속 국내 상장주식을 순매도한 규모는 19조9030억원에 달한다. 증권가는 이 같은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9~10월경 일단락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점쳐지면서 이에 따른 투자 전략도 세워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6월 들어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제유가가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원인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연말까지 경기 부진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침체가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의 하락 폭도 클 전망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도 조정국면으로 진입했는데, 완만한 경기 침체 진입시 연말에 83달러가 예상되지만, 강한 경기 침체시에는 66달러까지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단기 수혜주로는 낙폭과대주(성장주), 중기 수혜는 마진 스프레드(음식료)가 유망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기둔화 시기에 진입하면 유가는 여지없이 정점을 찍고 하락했다"면서 "이를 감안해 마진 스프레드가 확대될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특히 음식료는 가격은 이미 인상했는데 원가는 하락중으로, 이런 사이클이 2~3개 분기 정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화학·건설·자동차도 주목 대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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