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대선 전후로 활약상을 펼친 두 '청년 당대표'가 위기에 처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개인적으로도, 구조적으로도 청년 정치의 한계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헌정 사상 최초의 '30대 당대표'로 국민의힘의 혁신을 주도해 왔던 이 대표는 1년 여 만에 대표직을 내려놔야 할 상황에 처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8일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리면서 대표직은 물론, 향후 정치 인생에까지 치명타를 입게 된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의원의 선거 캠프에 영입된 후 공동비대위원장의 자리에 오른 박 전 위원장도 비대위 체제가 막을 내린 후 종적이 묘연해졌다. 그는 오는 8월28일 치러질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려 했으나 권리당원이라는 자격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출마가 불허됐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양당의 젊은 당대표가 선거가 끝나자마자 위기에 처하면서 청년 정치인을 길러내지 못하는 한국 정치판의 고질적인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일차적인 요인은 개인에게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가로세로연구소'가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를 시작하면서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지속적으로 휩싸여 왔다.
박 전 위원장 역시 지난 2월 중순쯤 입당해 당헌·당규상 당직 및 공직 피선거권 자격 조건에 해당하지 않지만, 비대위원장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출마 자격을 논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전 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특혜를 요구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결국 정당이 체계적으로 정치인을 길러내지 못하고, '반짝 영입'이나 개인기로 정치에 입문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의 문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이 대표, 박 전 위원장이 한 언행을 모두 동의하진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당이 청년 정치인을 십여 년씩 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이 같은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초선 의원도 박 전 위원장에 대해 "나이든 정치인들이 세력과 실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젊은 정치인들에게 높은 잣대를 요구하는 측면이 있다"며 "인재를 기르고,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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