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코로나19 백신 2~3차 접종을 받으면 장기 후유증인 롱코비드(Long Covid)를 겪을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미국 미네소타대학 감염병연구정책센터(CIDRAP)에 따르면, 이탈리아 후마니타스대학교 연구팀이 이탈리아 9개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2560명을 대상으로 후향연구를 진행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2~3차 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미접종자들보다 후유증이 발생할 확률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2022년 2월부터 4월까지 감염 중 및 감염 후 인구통계학적 요인, 기저 상태, 코로나19 관련 증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완료했다. 연구팀은 감염 후 최소 4주 이상 적어도 하나 이상의 증상이 존재하면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정의했다.
연구에서 참가자 2560명 중 739명(29%)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89명은 감염 후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229명(31%)은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은 백신이 개발·보급된 이후에 모두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았고, 2주에 한 번 또는 관련 증상이 있을 때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참가자들의 백신 접종 횟수가 늘어나면서 코로나19 후유증 발생 비율이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났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 감염된 후 후유증을 겪은 의료진 비율 41.8%, 1차 접종 이후에는 30%, 2차 접종 뒤엔 17.4%로 점차 줄었다. 3차 접종을 받은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후유증이 나타난 비율은 16%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후유증은 유행 기간별로 차이를 보였다.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 기간인 2020년 2월부터 9월 기간 중 감염자의 48.1%가 후유증을 겪었고, 2020년 10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알파 변이가 유행했던 기간에 후유증 발생률은 35.9%였다. 2021년 8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던 시기 코로나19 후유증이 발생한 비율은 16.5%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유행과 후유증 발생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반면 고령, 높은 체질량지수(BMI), 알레르기 및 폐쇄성폐질환 등이 코로나19 후유증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마리아 레시뇨 후마니타스대학 면역학 교수는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코로나19 감염 의료 종사자를 대상으로 벌인 연구에서 백신 미접종자보다 백신을 2~3회 접종하는 것이 장기적인 코로나19 후유증 발생을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는 (후유증) 증상과 지속시간이 자가진단돼 인과관계를 유추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진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 폐기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선진국들은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에 나섰지만, 국민 대다수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면서 백신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첫해인 2020년 이후 전역에 배포한 약 9060만 회분의 백신을 폐기했다. 이는 미국이 도입한 전체 백신량(7억6200만 회분)의 11.9%에 이르는 양이다.
지난달 독일 보건당국도 코로나19 백신 390만 회분을 일괄 폐기했으며, 캐나다 보건부도 역시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AZ) 1360만 회분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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