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산탄총에 맞아 심폐 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가운데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람 에마뉘엘 주일 미국 대사가 "매우 슬픈 순간"이라면서 아베 전 총리의 무사를 기원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담에서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무장관과의 만남 전에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가 만나기 전 우선 말해야 할 것이 일본에서 아베 전 총리 피습 시도와 관련한 소식을 전해 듣고 매우 슬프고 걱정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의 상황을 모른다"면서 "우리의 생각, 우리의 기도가 그의 가족, 일본인들과 함께 있다. 매우 매우 슬픈 순간이고 우리는 뉴스를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대사는 이날 사건 발생 직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 모두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에 대해 매우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를 일본식 존칭인 ‘상(さん)’이라는 표현을 써 ‘아베 상(abe-san)’이라 부르면서 "아베 상은 일본의 뛰어난 정상이었으며 미국의 변함없는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정부와 미국인들은 아베 상과 그의 가족, 일본인들의 무사함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7~2019년 주일 미국 대사를 맡았던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아베 전 총리의 소식이 담긴 기사를 링크 걸면서 "내 친구 아베 신조를 위해 기도한다. 이 상황을 자세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글을 남겼다.
앞서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가두 유세를 하던 도중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 당시 총성과 같은 소리가 두 차례 들렸으며 아베 전 총리가 가슴 부위에서 피를 흘리면서 쓰러졌다고 NHK방송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베 전 총리가 뒤에서 산탄총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소방 당국은 그가 심폐 정지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베 전 총리는 구급차로 이송되던 초기에는 의식이 있었고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반응하기도 했으나 이후 의식을 잃고 심폐 정지 상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남성 한 명을 체포해 살인 미수 혐의로 조사 중이며 남성이 소지하고 있던 총도 압수했다. 아베 전 총리를 피격한 이 용의자는 전직 자위대원이라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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