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경고에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계속 낮추고 정기 예·적금 상품의 금리는 특판 등을 통해 연 3∼5%대까지 올리고 있다. 대출금리와 예대금리 간의 차이인 의미하는 예대금리차가 7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지자 여론이 악화돼 은행들이 부담을 느낀 것도 이런 조치를 내린 이유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르면 이번주(4∼8일)부터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35%포인트(p), 0.30%p 내리기로 했다.
'취약 차주 프로그램'도 이달 초 시작할 예정이다. 우선 6월말 기준 연 5%가 넘는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금리를 1년간 연 5%로 일괄 인하하고 5% 초과분은 은행이 대신 지원해주기로 했다.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연간 금리 상승폭 0.75%포인트 이내로 제한한 상품)을 신청하는 대출자에게는 원래 고객이 부담해야하는 연 0.2%p의 가산금리를 신한은행이 1년간 내주기로 했다.
전세자금대출자 중 '연소득 4000만원 이하,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의 조건을 갖춘 이들을 대상으로 금융채 2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삼는 전세자금대출 상품도 내놓는다. 전세자금대출은 일보통 6개월 또는 1년 단위 변동금리 상품인데, 사실상 2년 단위 고정금리 상품을 내놔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을 낮추겠다는 의미다. 신한은행은 더불어 대표적 서민 지원 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의 신규 금리도 연 0.5%p 내릴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은 이달 1일부터 우대금리 확대 등을 통해 담보, 전세자금 등 주택관련대출 금리를 0.1∼0.2%p 낮췄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24일부터 은행채 5년물 기준 고정금리 대출에 적용하던 1.3%p의 우대금리(은행 자체 신용등급 7등급 이내)를 모든 등급(8∼10등급 추가)에 한꺼번에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 전체 등급의 가산금리가 1.5%p씩 낮아진 것과 마찬가지다. 케이뱅크도 같은 달 22일 대출금리를 최대 연 0.41%포인트 인하했다.
한편 은행들의 예금금리는 오르는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창업 40주년'을 맞아 특판 상품인 '신한 40주년 페스타 적금'과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10만 계좌 한도로 출시된 페스타 적금은 주 단위로 납입하는 만기 10개월 자유 적금으로, 월 최대 3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최고 금리가 연 4.0%에 이른다.
NH농협도 오는 11일께 우대금리 0.4%p를 포함해 금리가 연 3%대인 정기예금 신상품을 출시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2일 최고 금리가 연 3.20%인 '2022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2조원 한도로 내놨는데 6일 만에 팔렸다. 같은 달 28일 한도를 두 배인 1조2000억원으로 늘렸다. 하지만 1일 현재 한도까지 1437억원만 남아 두 번째 소진이 임박했다.
지난달 17일 케이뱅크가 출시한 연 5.0% 금리의 '코드K 자유적금' 10만 계좌도 10일 만에 모두 소진됐다. 6월 두 차례 선보인 5%대 금리 적금 특판에 덕분에 수신이 한 달 사이 8500억원 늘자 케이뱅크는 7월에도 특판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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