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7전8기. 아니 2전3기의 의지를 불태워 12년 만에 기초의회에 재입성한 당선인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처음 의원을 할 당시에는 젊은 패기로 똘똘 뭉쳐 있었다면, 이제는 연륜과 경험을 덧씌워 주민들에게 와닿는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을 다지고 있다.
주인공은 제9대 광주광역시 남구의회에 입성하게 될 박상길 당선인.
박 당선인은 지난 2006년 제5대 남구의원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에는 줄곧 정치영역 외곽에서 머물렀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져 재기를 노렸지만, 당시 민생당 소속 박용화 후보에게 쓴맛을 봤다.
내달 1일 제9대 남구의회에 입성할 11명의 당선인 중 유일하게 낙선의 아픔이 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야 비옥한 땅이 된다는 옛말처럼 박 당선인은 이 낙선의 아픔을 밑거름으로 삼아 정치인으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낙선 이후 4년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수첩을 항상 가지고 다녔다.
5대 의원 재임 시절에도 수첩은 들고 다녔지만, 그때보다도 더 적고 또 적었다.
주민들이 원하는 정치,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 등 빼곡히 적어뒀다. 때를 기다리면서 칼을 갈고 닦는 무사처럼.
그러면서 ‘지역 정치가 갈등과 대립의 연속으로 흘러가면, 결국 피해는 구민들이 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정치 철학이 세워졌다. 공유와 공감에 기반한 ‘포용의 리더십’이다.
갈등을 최소화하고 하나로 묶어 그 힘을 주민들에게 쏟아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또 ‘주민 속에서 배워야 하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마음가짐을 더해 4년짜리 작은 권력을 남용하지 않고 지역주민과 동행하면서 각종 현안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그러면서 생활밀착형 조례 발의 등 기초의원의 본령을 지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게 그의 최종 목표다.
박 당선인은 내달 1일부터 공식 업무에 돌입한다. 곧바로 1호 공약으로 내건 ‘치매 환자’ 지원책을 마련하고자 현장을 살필 예정이다.
우선 동별 치매 가족의 규모와 생활 수준 등 기초 자료를 바탕에 두고 민원 청취 내용을 더해 좀 더 진일보한 ‘지원 조례’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주민들이 평소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이 무엇이고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여길 것”이라며 “구민의 심부름꾼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9~31일 동안 유세에 나서면서 지역구인 백운동·사직동·양림동·방림동을 하루에 3번씩 왕복했던 그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구민들의 손을 끝까지 붙잡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박 당선인은 “남구의원 당선자 중에서 가장 많이 연설했던 후보, 가장 많이 걸었던 후보, 가장 많이 주민에게 다가갔던 후보라고 자부한다”며 “그 초심을 잃지 않고 4년을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선거철에만 ‘반짝’하는 게 아닌 책임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다지고 있다.
한편 전남 보성 출생인 박 당선인은 동남을지역위 백운1동 협의회장 및 상무위원, 백운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남구 의용소방대원 등 민관협력 네트워크 조직에 몸담으면서 지역공동체를 위해 다양한 복지 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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