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동궁과 월지에서 출토된 8세기 통일신라 금박유물이 공개된다. 2016년 11월 동궁과 월지 ‘나’지구 북편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굴된 지 6년 만이다.
공개에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애초 선각단화쌍조문금박 발견 후 정체를 알아채는 데 1년의 시간이 걸렸다. 20m 간격을 두고 형체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겨진 채 발견된 유물은 애초 진흙에 묻혀있어 무늬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듬해 유물 정리 작업 중 문양을 확인해 복원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지난한 복원작업도 공개를 늦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금박을 펴는 데만 반년이 걸렸다. 아주 정교한 작업이었다”며 “다행히 순금은 늘어질 뿐 깨지지는 않기에 큰 문제없이 복원할 수 있었다. 유사 사례가 없어 성분분석, 3D모델링, 금속 장인 재현 실험 등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크기는 아주 작다. 가로 3.6cm, 세로 1.17cm다. 순도 99.99%의 정선된 순금 0.3g으로 두께는 0.04mm에 불과하다. 새 두 마리가 머리카락보다 가늘게(0.05mm) 새겨졌다. 돋보기나 현미경으로 확인 가능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암·수 한쌍 멧비둘기로 추정했다. 통일신라시대 장식 문양인 단화(團華·꽃을 위에서 본 형태를 연상시키는 의장)도 확인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멧비둘기가 길상의 의미를 지니지만 지역마다 의미가 달라 확언하기는 어렵다”며 “신에게 봉헌하는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유사 사례가 없어 용도는 아직 밝히지 못했다. 끈을 달 수 있는 구멍이 없어 기물에 직접 부착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사다리꼴 단면을 가진 기물의 마구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마구리는 물건의 끝이나 단면을 일컫는다.
해당 유물은 지금껏 확인된 유물 중 가장 정교한 세공술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공예로는 현대 기술로 재현이 어려운 수준이다. 관계자는 “공예 장인에게 자문을 요청했으나 현대 기술로 재현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물은 오는 17일부터 10월31일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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