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유럽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방문한 것은 향후 5년간 미래 신사업 중심으로 45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6일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15일(현지 시간) 벨기에 루벤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방문해 루크 반 덴 호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imec은 1984년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3국이 공동 설립한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 반도체 연구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첨단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imec의 연구분야는 반도체 설계, 공정기술, 소재, 장비 등 반도체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공지능(AI), 생명과학, 미래에너지까지 다양한 첨단 분야의 선행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나노 기술과 디지털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 허브로 인정받고 있으며 현재 95개국에서 모인 4500여명의 연구인력이 국가를 초월한 다국적 연구를 수행하며 3~10년 뒤 상용화될 미래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imec을 방문한 이 부회장도 현장에서 최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이외에 ▲AI ▲바이오·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펴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의 imec 방문이 미래 전략사업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달 '삼성의 미래 준비' 계획을 발표하고 반도체 분야를 비롯해 바이오, 신성장 IT(AI 및 차세대 통신) 등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imec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생명과학·바이오 ▲미래 에너지까지 다양한 분야의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등 삼성의 미래 전략 사업분야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설명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벨기에를 방문하기 직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해 피터 베닝크 CEO를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장에서 미래 반도체 기술 트렌드, 반도체시장 전망,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의 원활한 수급 방안, 양사 중장기 사업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은 것은 지난 2020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미팅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도 배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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