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도 벗자" vs "불안해서 안돼" 마스크 착용, 갑론을박

지난달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달 8일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 조치
오는 17일에는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 여부 발표 예정
잇따른 방역 완화에..."실내 마스크 해제됐으면" 목소리 나와
미용 부담·질병 걱정 ↓ "계속 쓰겠다" 의견도
방역당국 "실내마스크는 좀 더 신중히 접근해야"

실외 마스크 제한 해제 첫날인 지난달 2일 경기 성남 판교벤처타운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실외 마스크 제한 해제 첫날인 지난달 2일 경기 성남 판교벤처타운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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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반드시 착용했던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데 이어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가 면제되는 등 방역지침이 대폭 완화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마스크 착용은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감염병 확산을 막아줄 수 있는 확실한 방역수단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현재 방역지침은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달 8일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 조치에 이어 17일에는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 여부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4일 오전 청주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격리의무 해제나 유지 방안 등 다각도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단장은 "방향을 정해 놓고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진자 격리 의무 전면 해제 외에도 유지 방안 등 다각도의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혀 격리기간 축소 등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더해 확진자 치료비 지원 범위와 '아프면 쉴 권리' 보장 등 격리 의무 해제에 따른 후속조치를 함께 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확진자 격리 의무가 전면 해제된다면 사실상 방역 지침은 실내 마스크 의무만이 남는다. 전면 해제가 아닌 기간 단축 등 축소되더라도 유행 감소세가 이어지고 의료체계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전해져 방역 완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엿새 연속 확진자 수는 1만명을 밑도는 수준이며, 위중증·준중증 병상 가동률 역시 10%를 밑도는 수준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 조치 등 잇따른 방역 완화 조치에 시민들 사이에선 실내 마스크 착용도 자율에 맡기자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해외입국자 격리 면제 조치 등 잇따른 방역 완화 조치에 시민들 사이에선 실내 마스크 착용도 자율에 맡기자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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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도 자율에 맡기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식당·카페 등 실내에 들어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자리에 앉는 순간 벗는 등 이미 지침의 실효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이후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신모씨(35)는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다니다가 식당이나 카페에 들어갈 때 잠깐 쓰고 자리에 앉자마자 다시 벗는다. 화장실을 가거나 계산할 때처럼 돌아다닐 때가 아니면 다들 앉아있을 땐 마스크를 벗고 있더라"라며 "전파를 막는 게 목적일 텐데 그런 곳에선 대부분 테이블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나오지 않나. 실질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피로감을 느끼는 가운데 날씨가 더워지면서 답답함이 가중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직장인 김모씨(47)는 "코로나로 안 만나고, 안 나가고 정말 많이들 참고 살았다. 이제 좀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 기대 중"이라며 "확진자 수도 감소세에 들어갔다는데 실내도 풀어줬으면 좋겠다. 날이 점점 더워지는데 또다시 마스크 쓴 채로 보낼 생각을 하니 이젠 답답해서 못 견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런가 하면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돼 해제되면 어색할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온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동안 화장·면도 등 미용 부담이 줄어 편했으며, 또 다른 전염병이나 잔병치레 등 걱정이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 인크루트가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성인 남녀 1217명 중 78.1%가 해제 이후에도 마스크를 쓰겠다고 응답했다. 코로나가 종식돼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이라는 응답도 26.3%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화장하는 빈도가 줄었다고 밝힌 대학생 이모씨(25)는 "화장을 안 하고 나가도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편했다. 남자인 친구들은 면도를 가끔하게 됐다고 하더라"라며 "한번 편하다고 느끼고 나니 너무 익숙해져서 벗고 다니면 허전할 것 같다.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더라도 계속 쓰고 싶다"고 했다.


두 자녀를 둔 40대 최모씨는 자녀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면서부터 각종 잔병치레가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는 병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쭉 쓴다면 아이들이 또 다른 전염병이나 각종 질병에 걸릴 걱정은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실내 마스크는 '최후의 보루'라며 당분간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 단장은 14일 "항체를 가지고 있어도 돌파감염이 되는 경우가 있고 완치 여부, 완치 시기 등에 따라 감염 가능성이 다르다. 신규변이가 생기는 경우 돌파감염이 될 수 있다"며 "실내마스크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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