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유럽 확산세 심각"…국내 밀접접촉자 21일격리 검토

WHO,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논의
질병관리청, 항바이러스제 500명분 내달 도입 추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유럽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원숭이두창 등 해외 감염병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유럽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원숭이두창 등 해외 감염병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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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를 검토중인 가운데, 우리 정부는 국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치료제 도입을 추진한다.


15일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의 발병은 이례적이고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국제보건규약에 따라 이 사태가 PHEIC에 해당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PHEIC는 WHO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로, 현재 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 적용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로 구성된 WHO 긴급위원회 회의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또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비정상적으로 유행하고 더 많은 국가가 영향을 받는 만큼 대응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원숭이두창이라는 명칭이 특정 문화나 사회, 국가, 지역, 직업, 종족 집단에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만큼 새로운 명칭을 부여하는 방안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아프리카의 풍토병 지역을 포함해 세계 39개국에서 1600여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보고됐으며, 의심 사례는 1500여건에 이른다. 확진자가 나온 39개국 가운데 32개국이 유럽·미주 등 비풍토병 국가다.

전문가들은 잠복기가 약 3주에 이르는 원숭이두창의 특성상 국내 유입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전날 '원숭이두창 발생 대비·대응 계획'을 발표하고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소방청 등 관계부처와 대책 회의를 가진 데 이어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다음달 중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세부 절차 논의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방역당국은 확진자의 감염력이 소실될 때까지 중앙감염병전문병원(국립중앙의료원)에서 격리입원 치료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또 확진자의 접촉자는 노출 수준에 따라 3단계(고위험·중위험·저위험)로 분류하고, 고위험군(확진자의 증상발현 21일 이내 접촉 동거인 및 성접촉자) 접촉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21일간 격리를 검토하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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