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미국의 물가가 치솟으면서 증시가 추락했고 미 증시에 투자했던 서학개미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처럼 고민에 빠진 서학개미의 머리 속에 맴도는 10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 15일 보고서 형식으로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증시 변동은 지속될 전망이며, 서학개미의 보유 주식에 대한 판단은 오는 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보고 내려도 늦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보유 주식의 스타일 별로 다른 전략이 필요하며 증시 변동성이 큰 만큼 부지런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급등했던 기업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지금 보유 중인 주식은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라면 투매보다는 보유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S&P500, 나스닥의 12개월 주당순이익(EPS)는 상향되고 있는 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스마트폰 도입 이전인 2000년 초반 이후의 평균 대비로 낮아졌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보유 주식 별 대응은 스타일 별로 달라져야 한다. 중소형 성장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달에도 높은 변동성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대형주나 방어주를 갖고 있다면 보유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반등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베어마켓 랠리는 기대해볼 수 있는 시점이다.
올해는 왜 이러냐?
데이터로만 비교할 수 없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되며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2020~2021년 대비 고려해야하는 요인이 다양해졌다.
과거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규모 축소가 진행되던 시기에도 낙폭은 크지 않았고 회복이 빨랐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되고, 미-중 갈등이 심화되던 시기에도 미국 지수의 조정 폭은 10% 내외에 그쳤다.
반면, 최근 코로나19와 G2 국가들 간의 경쟁이 증시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무력 충돌로 이어졌던 과거의 전쟁과는 달리 다수의 국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러-우 전면전에 개입하고 있다. 제로 혹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던 국가들이 통화 정책 방향성을 변경하며 금리와 환율에 대한 변동성도 커졌다.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며 밸류에이션에 대한 민감도 또한 높아졌다.
한 가지 방향성만 구축하고 대응하기에는 매크로 환경이 계속 변화하고 있다. 과거 대비 부지런해져야 하는 시기다
추가적으로 미국 지수가 하락한다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하나?
S&P500지수는 연초 대비 20% 넘게 하락하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과거 1,2차 세계 대전이나 대공황과는 다른 환경이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
미국은 전체 지수보다는 업종·기업별 대응을 추천한다.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는 시기에 주목할 수 있는 업종으로는 과거와 달리 물가 상승 부담에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브랜드와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기업들과 필수소비재 기업, 인건비·물류비용 증가는 예상되나 이연된 소비 증가가 예상되는 아시아 매출 비중이 높은 리오프닝 기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중장기(6개월~12개월)적으로는 국가 간 갈등이 심화되는 시기에도 정부·민간 지출 증가 수혜가 예상되는 방산 기업, 공급망 재편에 따른 산업 자동화 관련 업체들도 비용 증가 영향을 매출 성장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6월 FOMC 회의에서 75bp 인상이 결정된다면 미국 주식은 다 팔아야 하나?
역사적인 물가상승률과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 와치(Fed Watch)는 6월 FOMC의 7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7%로 발표했다. 15일 새벽 기준으로는 95%까지 낮아졌으나 여전히 자이언트 스텝에 대한 가능성은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미국 증시는 매크로 지표를 미리 반영하는 만큼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다는 측면과 나스닥 지수가 전주대비 10% 하락하며 FOMC에 대한 불안이 지수에 우선적으로 반영됐다는측면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FOMC 회의 이전에 손절하기 보다는 보유 주식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FOMC 이후 낙폭이 크더라도 현재의 12MF PER은 15배 중반까지 낮아졌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유지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낙폭이 큰데 사도 될까?
미국 S&P500 지수가 연초대비 21%, 나스닥 지수가 31% 하락했다. '퍼펙트 스톰(개별 요인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나, 다양한 요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파괴력을 확대,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결과다. 자그마한 요인에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매수 타이밍 역시 FOMC 회의(16일 3시), 영국의 BOE 회의(16일 오후 8시), 일본의 BOJ 회의(17일) 결과를 확인하고 진입해도 늦지 않다.
일부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요인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번 주에는 등락이 반복되는 구간이 이어질 수 있다.
소폭 반등한다면 추가 매입해야 할까?
공격적일 필요는 없다. 올해는 FOMC 결과 발표 전후 등락이 컸던 만큼 회의 결과를 확인한 후 진입해도 늦지 않는다. 금리와 환율에 대한 변동성이 완화된 환경에서의 대응이 가능하다.
추세적 반등은 언제 나타날까?
'퍼펙트 스톰'에 대한 경계가 완화돼야 한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가 완화되며 변동성이 축소돼야 한다.
이를 위해 원유 공급 불확실성을 위한 미국-사우디 협약 혹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또 하향된 가이던스와 컨센서스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들이 우려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해야 한다. 여기에 물가 피크아웃과 미국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 신호가 확인돼야 한다. 그 이전까지 등락 반복 구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추가적으로 매입을 한다면 미국 주식일까?
미국 지수는 장기적으로는 상승 여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원유 가격에 대한 대응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단기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다. 반면 일본은 엔화 약세, 코로나 19 규제 완화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환율, 금리 변동성이 완화되고 실적에 기반한 의미 있는 상승이 가능한 시기에는 미국 지수의 상승 여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적으로는 일본 투자를 대응 방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미국 주식 비중을 늘리려면 어떤 기업들을 고려할 수 있을까?
올해 상반기 증시 변동성을 높인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았다. 하반기에도 변동성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바벨 전략'을 추천한다.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높아지는 업종·기업들과 방어적인 기업들로 분산해서 대응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방어력이 높은 기업은 필수 소비재 업체들로 볼 수 있다. 월마트와 타겟의 조정으로 전체 필수 소비재 업종이 전월 대비 9% 하락했다. 경기 소비재 다음으로 큰 낙폭이다. 필수 소비재 기업들은 지난달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고, 경기둔화 및 침체 구간에도 상승 확률이 높았던 만큼 진입 부담이 낮아졌다고 판단한다. 다만 해당 기업들은 코로나19의 수혜 기업들로 볼 수 있는 만큼 지난해 대비 성장은 둔화될 수 있다.
어떤 대응을 해야할 지 결정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한다. 어떠한 결정도 하기 힘들다면 우선 이번 주에 밀집된 있는 각 국의 통화정책회의를 확인하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통화정책회의 이외에 경계해야 하는 일정은 이달말 나토정상회의를 꼽을 수 있다. 국가 간 갈등과 원자재 공급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여부도 살펴야 한다. 러시아의 원자재 의존도를 낮춘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원유 생산 늘려야 하는 환경에서 원유 공급에 대한 방향성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재봉쇄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 IT 기업들에 대한 공급망 문제와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가격 변동성이 확산될 수 있어서다.
해당 사항들을 우선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이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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