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소외 ‘매 맞는 노인’ 해마다 증가·검거율 저조

출처=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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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가족에 소외되고 학대당하는 노인이 해마다 늘고 있다. 반면 가해자 검거한 비율 저조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해자 10명 중 9.5명은 자녀와 배우자 등 가족인 것으로 조사된다.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도읍 국회의원(부산 북구·강서구을)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노인학대 사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2021년 노인학대 신고는 총 4만3937건 접수됐다. 이중 검거된 건수는 9562건으로 전체의 21%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노인학대 사건 발생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노인학대 신고건수는 2017년 6105건, 2018년 7662건, 2019년 8545건, 2020년 9707건, 2021년 1만1918건 등으로 연평균 1000여건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다.

지역별로는 ▲서울 2017년 1147건(검거 188건)→2021년 2616건(검거 676건) ▲경기남부 2017년 1106건(검거 238건)→2021년 2067건(검거 632건) ▲인천 2017년 656건(검거 80건)→2021년 839건(검거 139건) ▲부산 2017년 479건(검거 83건)→2021년 1118건(검거 174건) ▲대구 2017년 424건(검거 74건)→2021년 683건(검거 161건) 등의 순으로 노인학대 사건 접수 빈도가 많았다.

2017년~2021년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접수된 노인학대 사건현황 자료. 출처=경찰청 제공

2017년~2021년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접수된 노인학대 사건현황 자료. 출처=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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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시·도 중 노인학대 사건이 가장 적었던 지역은 세종이다. 세종은 2019년 세종청 개청 당해 53건(검거 3건)에서 2021년 54건(검거 5건)으로 늘었다. 이는 지역별 인구현황(상대적으로 적은 인구)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충청권 내에선 ▲대전 2017년 363건(검거 52건)→2021년 520건(검거 108건) ▲충남 2017년 159건(검거 26건)→2021년 326건(검거 66건) ▲충북 2017년 127건(검거 28건)→2021년 259건(검거 45건)으로 집계돼 충남과 충북 역시 전국적인 현황과 비슷하게 최근 5년 사이 노인학대 사건접수 건수가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다.

검거인원을 기준으로 노인학대 사건 가해자는 자녀(손자녀 포함)가 전체의 50%를 차지해 가장 많고 배우자가 44.7%로 뒤를 이었다. 노인학대 사건 대부분이 가족관계에서 발생한 셈이다.

특히 자녀에 의한 학대(가해자)는 2017년 626명에서 2021년 1421명으로 2배 이상, 같은 기간 배우자에 의한 학대(가해자)는 400명에서 1345명으로 3배 이상 각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된다.

이외에 노인학대 사건 가해자는 친척, 시설종사자 등이 지목된다.

학대 유형별(전체 9562건)로는 신체적학대가 8060건(84.3%)으로 가장 많고 정서적 학대 798건, 신체·정신·방임 등이 혼합된 학대 173건, 경제적 학대 57건, 방임 53건 등이 뒤를 이었다.

김 의원은 “정부는 지난 5년간 노인학대 예방사업을 목적으로 400억원 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같은 기간 노인학대는 오히려 뚜렷하게 증가했다”며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노인학대 예방사업이 단순 이벤트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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