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5G중간요금제, 신뢰를 구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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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우리나라 인구 5167만명 가운데 2347만명이 5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한다. 5G 서비스 가입자 수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5G 론칭 4년차인 올해 말 보급률은 50%를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G 요금제를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는 정부 목소리에 ‘난색’을 표하던 이통 3사들이 ‘중간요금제’ 출시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5G 서비스 가입자 수는 2019년 466만명에서 2020년 1185만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말 기준 2000만명을 넘어섰다. 5G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국민들의 요금제 선택권은 제한돼 있다.

이통 3사는 5G 요금제를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9~12GB(기가바이트) 이하 2만~4만원대, 100GB 이상 7만~10만원대 등 양극단으로 나눴다. 하지만 5G 서비스가 출범한 2019년 이후 5G 가입자의 1인당 평균 트래픽은 월 20GB대를 유지해왔다. 지난달 5G 가입자 1인당 평균 트래픽은 25.87GB 수준이다. 월 8만원대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1명당 월 평균 트래픽도 50GB 미만이다. 15~50GB 데이터량을 사용하는 국민은 그동안 1년에 10만~15만원의 불필요한 요금을 더 내며 ‘데이터 과소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가구당 월 평균 통신비는 전년보다 3.4% 늘어난 12만4000원으로 4년 만에 상승했다. 이동전화요금과 인터넷이용료 등 요금 관련 지출이 4.9%나 늘었다. 의식주 관련 지출과 교육비를 제외하면 지난해 지출 항목 중 증감률이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활동 증가하며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한 데다가 5G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이 늘어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해외는 어떨까. 미국과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간요금제가 없다. 호주와 캐나다는 20·40·60GB 등 구간별로 요금제를 나눠 놓았다. 독일, 중국, 영국 등은 소량, 중량, 고량 구간에서 다양한 요금제를 구성해 선택권을 넓혔다. 독일 보다폰은 5G 요금제를 4·15·30·40 등으로 나눴고, 영국 쓰리 역시 1·4·8·12·30·100GB 등의 요금제를 제공한다. 중국 차이나모바일은 5G 요금제를 30·40·60·80·100GB 등으로 구성했다.

정부와 이통 3사가 협의를 시작하면서 ‘중간요금제 실현’의 발을 뗐다. 이통 3사는 데이터 제공량에 따른 요금 액수 설정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고가 요금제 사용자가 중간요금제로 바꿀 경우, 7000원~1만2000원가량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손실이 불가피해서다. 하지만 단기간의 이익 하락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중간요금제 출시는 단기적으로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이득이 될 수 있다. 요금제가 다양해지면 더 많은 국민이 5G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고, 5G 킬러콘텐츠를 통해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눈앞의 ‘숫자’보다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며 ‘신뢰’를 구축할 때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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