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구글과 애플 등 애플리케이션(앱)마켓 사업자들의 인앱결제 강제화 여파로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콘텐츠 가격 인상에 나선 데 대해 국내 소비자단체가 "소비자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하며 가격 인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소비자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4일 성명을 내고 "구글을 비롯한 콘텐츠 기업들은 잇속만 챙길 뿐, 소비자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 단체는 "관리·감독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남용행위’에 대해 조사중에 있고, 소비자단체도 구글을 상대로 소송·고발에 나서고 있다"면서 "당국과 소비자단체가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응하는 상황에서 대형 플랫폼 업체들이 구글의 정책 변경을 자사의 요금인상 기회로 삼아 일제히 요금인상에 나선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네이버웹툰은 안드로이드 상에서 쿠키 1개 가격을 100원에서 120원으로 인상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리디도 안드로이드 앱에서 캐시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렸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들도 안드로이드 앱 내 이용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구글의 국내 음악 시장 장악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조사 결과를 인용, 지난해 4월 국내 1위 음원플랫폼 멜론과 유튜브뮤직의 월 이용자 수가 233만명의 차이를 보였으나, 구글이 인앱 정책 변경을 예고하고 1년여만인 지난달엔 격차가 63만명대로 급격히 줄었다고 짚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플랫폼 대기업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단체는 "'카카오톡'만이 구글이 정책상 금지한 앱 내 아웃링크 방식의 결제를 유지하며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려 하고 있다"면서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한 것이 1차적 책임이지만, 국내 플랫폼 대기업들도 구글의 불공정한 정책 저지에 힘을 보태야 함에도 자신들의 수수료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국내 플랫폼 대기업들은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고, 구글의 ‘인앱결제’ 강행정책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가격 인상을 중단하고, 소비자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국내 법규를 무시하는 다국적 기업 구글의 정책 결정만을 따라 가격 인상을 고수한다면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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