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물가 쇼크에 일제히 급락…나스닥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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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지수는 10일(현지시간) 5월 소비자 물가가 약 41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털썩 주저 앉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880.00포인트(2.73%) 떨어진 3만1392.79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16.96포인트(2.91%) 급락한 3900.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4.20포인트(3.52%) 낮은 1만1340.0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이는 뉴욕증시 개장 전 발표된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인 8.6%(전년 동월 대비) 치솟으며 투자 심리를 급냉각 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 이날 지표로 인해 다음주 금리 결정을 앞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행보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전방위적 하락세가 확인됐다. CNBC는 하락세를 나타낸 주식이 상승한 주식보다 대략 9대1로 많았다고 전했다. 뉴욕증시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전장 대비 5.95%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는 3.12%, 애플은 3.86% 밀렸다. 넷플릭스는 이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매도를 권고하며 5%이상 미끄러졌다. 세일즈포스는 4.63%, 아마존은 5.60% 하락 했다.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주, 경기민감주도 약세를 보였다. 웰스파고는 6% 이상, 골드만삭스는 5%이상, JP모건체이스는 4% 이상 하락했다. 보잉도 5% 이상 밀렸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로리 칼바시나 수석 미국주식전략 책임자는 "이날 인플레이션 지표는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었던 공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5월 CPI가 긴축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꺾으며 투자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었다는 진단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대비해 8.6% 올랐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전월은 물론 지난 3월도 뛰어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전망치인 8.3%도 상회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연속 빅스텝을 예고한 Fed가 한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미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5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Fed가 향후 몇 달 동안의 금리 인상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웠다"며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인상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긴축 우려에 국채금리는 치솟았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3.178%를 찍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 역시 3%를 돌파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미국의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시장예상(58.5)을 훨씬 하회하는 사상최저치 50.2에 그쳤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6%이상 뛰어 27선에서 움직였다.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값은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2.70달러(1.2%) 상승한 온스당 1,875.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4센트(0.69%) 하락한 배럴당 120.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인플레 우려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우려 등에 따른 여파다. 이틀 연속 하락세지만 여전히 120달러대를 웃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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