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밥 체이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물로 통하는 TV 부문 콘텐츠 최고책임자 피터 라이스를 갑자기 해고했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디즈니는 이날 오전 라이스 최고책임자의 해고 소식을 전하면서 이 자리를 부책임자였던 데이나 뭘든이 채우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21세기 폭스 사장 출신인 라이스는 2019년 디즈니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임원으로 합류했다. 그는 한때 차기 디즈니 CEO로 거론될 정도로 업계에서 이름을 떨친 인사였다.
보도에 따르면 체이펙 CEO는 전날 라이스 최고책임자를 불러 "당신은 디즈니 문화에 맞지 않는다"며 갑자기 해고를 통보했고, 라이스는 자신이 일자리를 잃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체이펙 CEO가 라이스가 다른 부서와 협력하거나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는 내부 보고를 토대로 그를 해고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디즈니가 여러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에서 체이펙 CEO가 라이스 해고를 통해 조직 내에서 힘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즈니는 최근 플로리다주의 동성애 규제 정책에 맞서다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주가가 올해 들어 33%나 폭락했다.
디즈니 이사회는 이날 회사의 해고 발표 이후 체이펙 CEO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그에게 힘을 실었다. 수잔 아놀드 이사회 의장은 "팬데믹 상황에서 디즈니가 강했던 것은 밥의 리더십과 회사의 미래에 대한 비전에 대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에 끝나는 체이펙 CEO의 임기가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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