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후각 상실', 변이 나올 수록 감소했다[과학을읽다]

네이처, 미국 NIH 연구 결과 보도....치료법도 개발 중

자료사진. 기사와 관련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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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하는 후각ㆍ미각 상실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수록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환자들은 1년 가까이 고통받고 있지만 스테로이드ㆍ혈장 등을 이용한 치료법이 진전되고 있어 희망이 있다는 평가다.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코로나19 감염자 61만6318명의 의료 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즉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알파 변이 감염 환자들은 50%가 후각ㆍ미각 장애를 겪었지만, 델타 변이에선 이같은 비율이 44%, 최근의 오미크론 변이에선 17%로 급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 환자들의 후각ㆍ미각 상실 문제는 심각하다. 지난해 12월 NIH의 다른 연구에서 100명의 경증 코로나19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46%가 화학적 감각 장애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심지어 7%는 1년 가까이 완전 또는 부분 후각 상실에 시달렸다고 답했다. 전세계에서 약 5억명의 코로나19 환자가 감염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무려 수천만명이 화학적 감각 장애로 고통받았다. 냄새나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큰 스트레스를 주는 장애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초기 바이러스가 코 속에서 냄새 감지 뇌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지원을 제공하는 지속성 세포(sustentalcular cell)를 파괴한다는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제 미국 뉴욕 콜롬비아대 연구팀이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코 속을 조사해 본 결과 냄새 감지 세포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확연히 적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영국에서는 4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전후 두 번의 촬영을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뇌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위축돼 있는 등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일단 현재로선 후각 세포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냄새 맡기 훈련을 반복해서 실시하는 것이 가장 놓은 치료법으로 꼽히고 있다. 부분 후각 상실 환자에게는 효과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화학적 감각 장애를 겪은 환자 중 3분의1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또 화학적 감각 회복을 위한 치료제로 염증을 줄여주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후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몸 속 염증이 급작스럽게 늘어나 냄새를 맡을 수 없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망스러운 실험 결과도 있었다. 지난해 프랑스에 실시한 연구에서 100명의 코로나19 환자들 중 50명에게는 비강 스프레이를 통해 코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했고, 50명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중에 이들을 상대로 후각 상실 및 회복 여부 등을 검사한 결과 두 그룹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혈장 치료법도 연구되고 있다. 2020년에 실시된 한 연구에서 7명의 환자에게 본인에게서 채취한 혈소판 풍부 혈장(Platelet-Rich Plasma)을 투입했는데, 5명에게서 증상이 호전된 사실이 발견됐다. 올해 초에도 56명의 환자들에게 같은 시술을 했더니 후각 감각이 미세하나마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현재 대규모 실험을 준비 중이다. 영국의 한 연구팀은 비타민A를 이용한 치료법을 연구 중이기도 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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