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코로나19 기간 중 미국 개미 투자자들의 광풍을 만들었던 로빈후드 등 소매 주식거래 플랫폼의 주문 처리방식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동을 걸었다. 투자자들의 주문을 한꺼번에 모아 트레이딩 회사에서 처리하던 방식이 개인 투자자의 이익을 저해한다면서 개별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시장에 내놓아 경쟁입찰하는 방식으로 규정을 바꾸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이날 화상 컨퍼런스를 통해 "직원들에게 우리 규정을 어떻게 하면 업데이트 할 수 있고 주식시장에서, 특히 소매 투자자들을 위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전체적인 관점을 찾아보라고 주문했었다"면서 이같은 제안을 내놨다.
현재는 개미 투자자들의 소액 거래는 90% 이상이 도매사업을 하는 트레이더로 전달돼 이들이 원하는 시점에 한꺼번에 처리되는 식으로 이뤄진다. 그동안 소규모 증권사는 고객의 주문정보를 공식 증권거래소가 아닌 초단타 매매를 하는 시타델 시큐리티와 같은 트레이딩 회사에 보내고 그 대가를 받아왔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로빈후드의 경우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대신 이러한 주식 주문정보 판매로 수익을 내왔다.
이렇게 되면 개별 주문 건이 가장 거래하기 적절한 시점에 처리되기 어렵다는 것이 겐슬러 위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현 시스템에서 소액 거래는 비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국내 시장 시스템이 투자자들에게 가능한 한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지 불분명하다"면서 "내 생각엔 소규모 투자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이러한 논의가 초기 단계라면서 관련한 우려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빈후드와 같은 플랫폼 업계와 도매 거래를 하고 있는 트레이딩 회사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증권거래업체 시타델시큐리티의 조 메케인 책임은 "작은 변화가 시장에는 예상하기 힘든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로빈후드의 댄 갤러거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지금 소액 투자하기 매우 좋은 환경이어서 여기에 개입해 방해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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