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국토부, 안전운임제 문제 회피…제도 확대 적용해야"

8일 '화물연대 총파업 기자간담회' 열려
유류비 부담·안전운임제 필요성 강조
"폭력 쓰지 않겠지만…정부, 탄압일변도로 나서면 투쟁 수위 높일 것"
민주노총도 파업 지지…"정부, 무대책으로 일관"

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국민 안전에 일몰은 없다! 화물연대 총파업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고유가에 따른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날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시작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국민 안전에 일몰은 없다! 화물연대 총파업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고유가에 따른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날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시작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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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안전운임제 확대 적용을 내세우며 총파업에 나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는 국토교통부(국토부) 등 정부가 책임을 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업 과정서 폭력을 쓰지 않겠지만 정부가 강경대응 등 탄압일변도로만 나선다면 투쟁의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연대에 나서며 정부를 압박했다.


8일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안전운임제 확대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화물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국토부가 책임을 회피한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 측은 “국토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및 제도 확대에 대해 국회의 권한이라고 책임을 떠넘기며 입장조차 표명하지 않고 있다”며 “올 1월부터 화물연대와 국토부 간 정례교섭을 3회 진행했지만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및 제도 확대와 관련해 논의에 진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토부가 사안 해결을 위해 안전운임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매번 다른 맥락으로 TF를 제안해왔다”며 “이는 실체 없는 면피용”이라고 덧붙였다.


화물연대는 총파업의 배경으로 유류비 부담을 내세웠다. 지난해 6월 평균 1374원이었던 경유가가 올 상반기 크게 상승해 전날 기준 2028원까지 올랐고 이는 화물노동자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화물연대 측은 “정부는 유류세 인하 등 정책을 내걸었지만 유류세와 함께 유가보조금이 삭감되므로 화물노동자에겐 유류세 인하 효과는 미비하다”며 “유가 인상이 화물노동자의 소득 감소로 연결되지 않도록 유가 인상이 운송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운임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전운임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일몰제로 인해 안전운임제가 폐지될 예정이지만 제도의 정착을 넘어 전품목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안전운임제 적용 대상은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이다. 화물연대 측은 “안전운임제가 소멸될 경우 운임의 즉각적인 인하로 인해 현장의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며 “제도 시행 이후 줄어들기 시작한 화물노동자의 사고율이 다시 증가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의 파업의 정당성도 주장했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오는 7월부터 안전운임위원회 만들어져 논의돼야 하는데 논의도 안 되고 이미 늦었다”며 “정부가 파업을 멈춰달라고 하는데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를 약속 받을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계속 탄압일변도로 나설 경우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파업현장 곳곳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에 대해선 “일부 조합원의 과격한 행동 있지만 화물연대는 파업에 앞서 폭력을 쓰지 않기로 결의했다”며 “폭력적 방식으로 투쟁하게 되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과 비조합원들은 현장증언에 나섰다. 한 조합원은 “화물노동자들은 과속 및 피로누적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이번에 유류비가 크게 인상돼 가정에 생활비를 못 가져다주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곡물을 운송하는 조합원은 “컨테이너와 시멘트까지 안전운임제에서 빠진다면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 같다”며 “곡물이 무겁다보니 연비도 안 나오고 타이어와 라인 등 소모품들도 빨리 닳는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통해 “화물노동자들이 운행을 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으로 내몰려 정부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무대책으로 일관했다”며 “정부는 화물연대 노동자의 파업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법과 원칙에 따라 불법행위 엄정대응하겠다는 협박만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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