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24년부터 휴대기기 충전포트 'USB-C'로 통합…애플 반발

"충전기 구매비, 폐기물 낭비 줄일 것"
애플 "혁신 방해조치"…자사 표준 고수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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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유럽연합(EU)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휴대기기의 충전포트를 'USB-C'형으로 통일한다고 밝히고 2024년부터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유럽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전자업체들은 앞으로 모든 충전포트를 교체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자사 표준 충전포트를 고수해온 애플은 해당 조치가 혁신을 방해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에 이은 거대 시장인 EU의 표준에 결국 맞춰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EU 의결기구인 유럽의회는 2024년 가을까지 EU로 수출되는 모든 휴대전화와 태블릿PC, 카메라 등 휴대기기의 충전포트를 USB-C로 통일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케이블을 통해 충전이 가능한 모든 전자기기는 제조사에 상관없이 USB-C 충전포트를 갖춰야할 것이며 휴대용 컴퓨터도 해당 규정 발효 후 40개월까지 요건에 맞춰야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EU내 생산되는 제품들을 더 지속 가능하게 만들고 전자 폐기물을 줄이며 소비자들의 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회가 해당 조치를 발표한 주된 명분은 불필요한 충전기 구매 비용 발생과 막대한 전자 폐기물 발생을 줄인다는 점이었다. 유럽의회에 따르면 EU 내에서 불필요한 충전기 구매에 매년 2억5000만유로(약 3356억원)이 쓰이고 있으며, 폐기되거나 미사용된 충전기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연간 약 1만1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합의가 발효되려면 앞으로 EU회원국들의 공식 승인 과정을 거쳐야한다. 또한 규정 시행 전 시장에 나온 제품에는 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유럽의회는 덧붙였다. 인구 약 4억5000만명 이상의 대형 시장인 EU의 표준 충전포트 발표에 따라 휴대기기를 생산하는 전자업체들은 해당 표준에 맞춰 충전포트를 모두 교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조치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은 해당 조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애플은 앞서 지난해 9월 EU집행위원회가 처음으로 충전포트 통일 방안을 발표했을 때부터 "혁신에 방해되는 조치"라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애플은 최근 출시한 아이패드와 노트북 제품에는 USB-C 충전포트를 적용했지만, 주요 제품군인 아이폰은 여전히 자체 표준 충전포트인 '라이트닝 커넥트'를 적용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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