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현존하는 가상화폐 중 수천 개가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이 미국에서 나왔다.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UST)와 루나의 폭락 사태를 계기로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는 모양새다.
5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22분 기준 전날보다 0.32% 하락한 2만9781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3일 나스닥이 2.7% 급등하자 3만달러를 회복한 뒤 다음날인 4일 나스닥이 2.47% 급락하자 다시 3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앞서 6만7000달러를 돌파했던 지난 11월과 비교하면 약 6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게다가 UST와 루나의 시가총액은 일주일 새 58조원 증발했다. 또한 이더리움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솔라나는 네트워크 장애로 만신창이가 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현존하는 가상화폐 중 수천 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현재 1만9000종 이상의 가상화폐가 존재하고 있다. 또한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 플랫폼만 수백 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지난달 발생한 UST·루나 폭락 사태 여파로 현존하는 가상화폐들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많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 오히려 독이라고 봤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미래에 살아남을 가상화폐가 수십 개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1만9000여개의 새로운 가상화폐가 필요한지 의문이며 실제로 명목화폐는 180개 정도뿐이라고 부연했다.
베르트랑 페레스 웹3 파운데이션 CEO는 현재 상황이 과거 인터넷 초창기와 비슷하다고 봤다. 과거 수많은 닷컴 기업들이 있었음에도 다수는 아무 가치도 창출하지 못했던 것처럼 지금도 유용하고 합법적인 기업들만 남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가상화폐 시장은 UST와 루나가 붕괴함에 따라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UST 폭락으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 테더도 한때 달러 페그(고정)가 붕괴하는 등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앞서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지난달 23일 비트코인이 8000달러 선까지 폭락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가상화폐는 쓰레기"라고 비판한 바 있다.
가상화폐 큰손인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도 가상화폐 시장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며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2일 CNBC에 따르면 윙클보스 형제는 이날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가상화폐거래소 제미니의 직원 10%를 감원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거래량 감소로 수익이 1년 전보다 2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는 올해 확장 계획을 축소하고 신규 채용을 무기한 연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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